24일부터 인천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집집마다 이웃끼리 오순도순모여 김장김치를 만들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사회가 점차 핵가족화 되며 이러한 모습을 구경하는 것조차 힘들어진 요즘, 한 시골마을의 김장김치 담그기를 통해 점차 잊혀 가고 있는 이웃의 따뜻한 정을 이야기하는 연극이 마련된다.
인천시립극단은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오후 7시30분, 인천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 올해 마지막 공연 '김장하는 날'을 공연한다.
김석진 작가의 글에 객원 연출가 박계배를 초청해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시립극단의 시즌 레퍼토리의 하나로,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경쾌한 가족극이다.
작품은 전라도 정읍의 한 시골마을에 있는 익두씨네 고향집이 배경이다.
익두씨네는 젊은이들이 모두 도심으로 떠난 마을에서 마음 넉넉한 이들과 이웃해 크고 작은 일들을 서로 나누며 살지만 고만고만한 걱정거리를 안고 산다.
김장하는 날, 남정네들은 김장독을 파고 여자들은 김장을 하며 질펀한 이야기와 웃음꽃을 피워 낸다. 그날 밤, 큰딸과 함께 사위인 김서방이 찾아온다.
김서방은 다짜고짜 사업자금을 내놓으라며 강짜를 부리고, 익두씨는 딸에게 당장 이혼하라며 역정을 낸다. 아버지의 역정에도 시어머니 걱정을 하며 남편을 따라 나서는 큰딸에게 어머니는 큼지막한 김장박스를 건넨다.
전라도의 한 시골마을의 김장하는 날을 배경으로 가족과 이웃의 애환을 담백하게 풀어낸 이번 작품은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가족과 이웃 간의 소중한 사랑과 고향에 대한 향수를 김장김치처럼 맛깔나게 그리고 있다.
특히, 걸쭉한 호남사투리와 등장인물들의 질펀한 대사가 관객들에게 친근감을 더한다.
한편, 이번 공연에선 배우들이 무대에서 직접 담그는 김장김치와 삶은 고기, 막걸리 등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시간이 마련되며 공연 후에는 추첨을 통해 김장김치를 선물한다. 1만5천원, ☎(032)438-7775 /김도연기자 (블로그)do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