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꿈-신중균 인천주례클럽 회장
어느 대학총장의 글을 읽으며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효도사상과 노인복지 문제를 생각한다. 노인들이 있는 현장을 뛰어다니며 노인지도사로 활동하고 노인들의 활동무대인 노인회나 노인대학을 통한 노인문제에 접근해 효사상과 사회와 국가차원의 노인복지를 생각해본다.
서구문화의 범람은 우리민족의 가슴에 도도히 흐르는 효도사상과 '인의예지신' 유교사상의 변형을 요구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서서히 서구문화에 접하여 살아가는 대부분의 나이 든 사람들은 우리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고나 할까? 하늘의 뜻에 따라 우주만물의 섭리에 따라 인간은 살아가기 마련인데 이것도 섭리로 받아들여야 할 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서양에서 일어나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없는 인륜을 저버린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그래도 우리민족의 앞날에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구의 지도자들이 동양 민족들의 효 사상을 거론하고 있다. 조상과 부모님을 위할 줄 아는 후세대들의 효 사상을 보면서 한국가정의 미래를 밝게 전망하는 것이다.
정치란 인간의 가치창출과 행복지수를 최대한 올리는 수단이다. 경제가 발달하고 우리생활이 편리해졌다고 해서 행복지수도 올라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돈이 인생의 전부냐?" 흔히들 하는 말이다. 실제로 그렇다.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인생은 과시다. 인생은 투쟁이다. 인생은 꿈이다. 어느 철학자가 "깜깜하다"하고는 눈을 감았다. 철학자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손에 쥐어진 책에서 효사상과 노인복지에 대한 대학총장의 생각을 접한다. 너무 잘돼있다는 서구 어느 국가의 사회복지와 노인복지현장에서 활력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봤다는 글이다. 나태한 모습의 노인들과 복지예산의 집행으로 국민들의 세 부담에서 오는 의욕상실을 지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생활을 하기 위한 욕망의 경쟁은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생활의 평안함에 빠져있는 노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오랫동안 유교문화권에 젖은 생활에서 오는 소외감은 더욱 쓸쓸함만을 더할 것이다. 더구나 정보화시대에 사는 신세대와의 괴리감에서 오는 절망감은 나 자신부터 느끼는 감정이다.
어느 노인문제를 다루는 강의에서 "노인들 병원에서 부러지고 터지고 째지지 않는 한 치료해주지 말아야 해"하는 말을 들었다. 현실은 어떤가? 병원마다 노인환자들로 만원이다. 특히 퇴행성 만성질환인 당뇨병이나 혈압 관절염 등이다. 움직이기 싫어하는 노인들이 한 층의 계단을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것을 보면서 공연히 화가 난다. 육체가 아플 정도의 일을 하라는 말이 있다. 육체의 고통을 돈 들여 하는 운동으로 생각하면 마음은 행복하고 성취감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노인들은 받는 것만을 생각지 말고 연구하고 노력하며 몸을 아끼지 않고 젊은이들에게 다가가 봉사하는 마음의 자세를 보여주자. 우리의 모습을 보고 배우는 젊은이들이다. 따라온다. 그리고 인정한다. 노인들의 경력을 인정하고 살아온 세월을 인정하여줄 것이다. "요즘 젊은 것들은…"하는 부정적 생각은 금물이다.
죽음을 앞에 두고도 보따리 집어든다는 말이 있다. 버리자. 향수에서 벗어나자. 지금 이 순간은 지금뿐이다. 복지문제를 논하며 효 사상을 논하다가 노인들의 부정적인 면만을 논한 것 같은 생각이다. 활력있는 노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하자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국가는 현실적인 노인치매문제나 가정생활의 파괴를 가져올 수 있는 노인문제만 직접 해결하는 정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그래야 국민후세대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생산하고 자기 일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예의생활 실천운동'이 기초질서의 확립이다. 효 사상으로 무장하여 극복하기 힘든 노인문제는 국가가 책임지는 복지정책의 개발이 필요한 이유이다. 집단수용생활의 극대화가 필요한 때가 다가온 것이다. 자연스럽게 사회복지사들의 업무가 다양화되어가고 있다. 적극적인 노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신중균 인천주례클럽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