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앞가림 제대로 못하는 자식에게 부모가 하는 말이 있다. 『철 좀 들어라.』 여기서 「철」의 사전적 의미는 「사리를 가려서 판단할 줄 아는 힘」이라고 한다.

 그런데 「철」에는 「여름철」 「겨울철」등과 같이 계절이나 시절, 때를 의미하는 시간적인 개념도 있다. 이런 시간적인 맥락에서 보면 「철이 든다」는 것은 때(時)를 분별할줄 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리라 생각된다.

 「맹자」에 보면, 공자야말로 때에 알맞게 행동했던 사람, 즉 시인(時人)으로 언급되고 있다. 맹자는 공자를 이렇게 평했다. 『벼슬 길에 나아갈 시기가 되면 나아가고 머물러 있을 시기가 되면 머물고, 오래 계속할 시기가 되면 계속하고, 빨리 물러갈 시기가 되면 빨리 물러가고, 그것이 바로 공자의 인간됨이다.』

 우리 같은 보통사람은 간헐적으로 혹은 사안에 따라서 時人도 되었다가 철부지도 되곤 하는 것을 경험한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時人과 철부지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정도의 차이다.

 비록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결같은 시인은 될 수 없을 지라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철들고,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철 좀 들어라」는 말은 우리 모두에게 여전히 유효한 말이다.

 성경에도 우리에게 철 좀 들라고 가르치고 있다. 전도서 3장에 보면,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고 한다.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다. 심을 때가 있고, 뽑을 때가 있다. 죽을 때가 있고, 살릴 때가 있다. 허물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다.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다….』

 그런데 이 모든 때는 하나님이 정하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람이 그 때를 거스르고, 무시하고, 제멋대로 살아가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하나님이 정하신 때를 분별하여 알고, 그 때에 맞게 삶을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모두가 완벽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작은 정도의 차이가 결과적으로 많은 차이를 낳게 된다. 이제 우리는 조금씩 더 철이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