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엔 굴따는 아낙네 정겨움... 해변엔 반짝이는 모래가...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가면/ 아이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갯가 마을에서 아버지는 고기 잡으러가고 엄마는 굴 따러가면 아이 혼자 남는 일은 예사일 것이다.
동요 '섬집아기' 처럼 자월도의 변남금해변은 온통 굴밭이다.모래사장 위로 굴껍질이 수북이 쌓여 있을 만큼, 굴이 많다보니 주민들은 아예 이 곳에 굴양식장을 만들어 매년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자월도의 22Km 길이 해안선엔 하늬포, 진모래, 장골, 분무골 등 11여 곳의 해변이 제각기 다른 빛깔로 방문객을 맞는다.
214만 평이 조금 안되는 섬 곳곳엔 메밀밭과 감·대추·밤·벚·대·뽕·배롱 나무 등이 한 데 어우러져 울창한 숲을 이룬다. 여기에 강아지풀, 수크령, 닭의장풀, 여뀌류 등의 야생화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만큼 환경이 깨끗하다는 얘기다.
하늬바람이 많이 불어 이름 붙여진 하늬포해변은 하니깨, 하늬개라고도 하며 마을 앞으로 자갈밭과 갯벌이 잘 발달했다. 낙지, 소라 등 해산물이 풍부하고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진모래해변은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해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텐트를 치고 놀기에 좋으며, 바로 앞에 보이는 먹퉁도의 무인등대가 정겹게 다가온다.
장골해변은 선착장에서 1Km 떨어진 남쪽 해안에 있다. 길이 1천m, 폭400m의 고운 모래로 이뤄진 완만한 경사의 백사장과 소공원이 있어 여름철, 피서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국사봉의 등산로는 인천의 멋진 바다를 볼 수 있는 코스다. 등산로를 따라 걸으면 인천항은 물론 덕적도, 대·이소작도, 승봉도 등 주변의 아름다운 섬들을 한껏 감상할 수 있다. 직장인들의 수련장과 학생들의 야영장으로 많이 이용된다. 자월도를 찾는다면 민박집에서 자전거를 빌려, 해안선을 따라 자전거여행을 해도 좋다. /글·사진=김진국기자 (블로그) freebird

# 찾아가는 길
인천 연안부두나 대부도의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페리편을 이용해야 한다. 오전 7시45분부터 하루 4~5편 정도 자월도로 향한다. 요금은 고속페리의 경우 해운사에 따라 6천500원부터 1만7천 원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는 파라다이스호 (40분소요, 1~2회), 골든진도호 (1시간30분, 1회), 대부해운 (1시간30분, 1회)의 배편이 있다.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는 대부고속훼리 (1시간, 1~2회)가 왕복 운항중이다. 고속 페리인 파라다이스호를 제외하곤 모두 승용차를 실을 수 있는 카페리호이다. 운항시간과 횟수는 일자별로 약간씩 달라지므로, 출발 전 확인하는 게 좋다. ▲우리고속훼리(파라다이스호) ☎ 032-887-2891~5(http://www.urief.co.kr/) ▲진도운수(골든진도호) ☎ 032-888-9600(http://www.jindotr.co.kr/) ▲대부해운(대부고속훼리)-연안부두 ☎ 032-887-6669, 방아머리 선착장 ☎032-886-7813(http://www.daebuhw.com/)

#뭐가 맛있나
식당은 장골해수욕장에 2곳 밖에 없다. 그러나 74곳에 이르는 민박집에서 섬의 향취가 물씬 풍기는 백반을 5천 원에 먹을 수 있다. 특산물로는 포도와 흑염소(엑기스), 양잠·약용누에, 토종꿀이 있다. 포도는 해풍에 키운 것이어서 당도가 높으며 요즘 같은 가을철에 가장 맛이 좋다. 청정지역 자월도엔 흑염소가 먹을 것이 풍부하다. 산야초 등을 먹고 자란 자월도 흑염소는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국에서 몇 안 가는 약용누에도 자월도 특산품이다. 당뇨, 결핵, 고혈압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

# 어디서 잘까
자월1리의 장골해수욕장과 큰말해수욕장을 중심으로 74곳의 민박집이 있다. 4인 기준 방 하나를 빌리는 데 보통 5만 원이며, 방 크기에 따라 가격이 약간씩 차이가 있다.

# 특별한 재미
부두앞이나 선착장, 배를 타고 나가서 하는 바다낚시는 휴식과 재미를 한꺼번에 주는 가을철 최고 여행 프로그램. 주로 잡히는 고기는 우럭, 망둥어, 광어, 도다리 등이다. <종합안내> ☎ 032-899-3311, 899-3406


강석영(66)씨를 만난 것은 그의 논에서다. 자월도에서 태어나 동산 중·고등학교 6년과 군대 3년을 빼곤 줄곧 고향을 떠나지 않은 강 씨.
그는 "우리 섬 사람들의 인심이 하나 같이 천사같은 것 말구는 자랑이 뭐가 있을라구…"라며 엄청난 자랑을 한다. 먹거리에 대한 자랑도 만만치 않다.
"바지락하고 굴이 작아서 입에서 살살 녹고 맛있어. 오염이 안 된 곳에서 나는 것이니까 그렇지요."
젊어서 그는 배를 타기도 했지만, 지금은 한 해 쌀 40가마 정도를 수확할 수 있는 논과, 고추·콩·수수·기장을 키우는 밭을 일군다. 그와 마찬가지로 이 곳 주민들은 농·어업을 겸하고 있다. 그러나 어항이 없어 주민들이 상당히 불편해 한다고.
"우리 섬엔 배가 떠있을 수 있는 부두가 없어요. 나야 농사만 짓지만 주민들 거개가 고기 잡아 먹고 사는데 얼마나 불편한 지 몰라요."
아울러 관광시설 확충에 대한 바람도 곁들인다.
"국사봉에 무지개다리를 설치하고 안독바위, 바깥독바위 사이에 야외수영장 만들어주면 우리 섬에 오시는 분들이 좋아할 텐디…"
옛날보다 좋아진 건 하루 4~5시간을 오가야 하는 뱃길이 40분으로 줄어든 것이고, 안타까운 건 고기가 예전 비해 줄어든 것이다.
자월도에서 고기가 사라진 그 공간은 이제 관광객들이 채워주고 있다./글·사진=김진국기자 (블로그)fre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