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우 협력업체 지원시책은 생색내기용인가.

 지원시책이 연이어 발표되고는 있으나 정작 이를 실행해야 할 은행

창구에서는 후속대책 미비 등을 이유로 이행을 거부, 정부 발표만을 믿고

은행을 찾은 협력사들이 허탕을 치는 일이 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 은행창구 지도를 강화키로 한 데 이어

지난달말에는 대우 그룹 워크아웃 시행과 관련, 대우 협력사 미결제어음

해소, 신용보증 기금을 통한 특례보증 실시 등의 지원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일선은행들은 시책 발표 이후 지난달 27일까지 적체된

미결제어음만이 해결됐을 뿐 그 전과 달라진 게 없다.

 어음할인이 안되는 것은 물론 담보 능력이 없는 협력사들에 어음할인

특례보증을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마찬가지여서 자금난 해소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남동공단내 D업체는 정부발표만 믿고

지난달 31일 거래은행에 어음할인을 의뢰했으나 본점에서 구체적인 지침이

안내려왔다며 할인을 거부당했다. 대우자동차 협력업체인 S업체도

특례보증을 받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을 찾아 상담을 했으나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 신청조차 못했다.

 J은행 인천지점 관계자는 『시책 발표 전과 달라진 게 없다』며 현재와

같이 은행 부담 감면 등의 후속조치가 없다면 지원규모를 늘리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 남동지점 관계자는 『특례보증도 자체 신용도 평가를

거쳐 해주는 것으로 수혜업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20여건의

상담이 들어 왔으나 아직 신청 업체는 한 군데도 없다』고

밝혔다.

〈양순열·이현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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