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와 김용환 수석부총재의 화해 가능성은 있는 걸까. 내각제

연내 개헌 유보 이후 「반JP 노선」을 표방하며 심지어 충청 신당 창당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부총재와 그를 다시 껴안으려는

김총리간의 물밑 기싸움이 치열하다. 김총리는 지난 14일 총리공관에서 있은 자민련 의원 초청 만찬에서

또다시 『김 부총재를 데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일 자민련 의원·당무위원 오찬간담회와 지난달 20일 자민련

총재단회의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개적으로 김 부총재의 당무복귀를

촉구했었다.

 김 부총재가 「반JP」의 길을 가고 있는데 대해 더욱 초조해 하는 것은

충청권 의원들이다. 이들은 틈만 나면 『두 분이 이제 화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두 사람이 힘을 합해도 내년 총선에서 자민련

충청권의 승리가 불투명한데 지금처럼 힘이 분산된다면 공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 부총재는 지난 6일 유럽으로 떠나기 직전까지 JP와의 화해에

부정적이었다. 다만 김 부총재측은 내심 몇가지 요구사항을 내걸고

김총리와의 화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구사항에는 「김총리가 김 부총재를 직접 찾아와 이해를 구하는

삼고초려」와 「김총리의 즉각적인 당무복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총리가 「체면」과 실세총리로서의 「영화」를 모두 포기해야 가능한

이같은 제안은 현재로서는 김총리가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이다.

 그러나 김 부총재도 마냥 김총리의 화해 손길을 거부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충청권 의원들의 상당수가 이미 김총리에 승복했거나 승복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그와 생사고락을 함께 할 사람은 현재로서는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다.

 강창희 전 총무도 여전히 불투명한 행로를 걷고 있다.

 결국 오는 20일께 김 부총재가 귀국한 이후 김총리와 직접 면담이

이뤄질 경우 두 사람이 다시 한길로 갈지, 서로 등을 돌린 채 제갈길을

찾아갈지가 결정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