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물로의 별 가치는 없지만 망둥이는 예부터 낯익은 물고기이다.

세종실록이든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기록이 나오는데

『세종실록지리지』 인천군편의 산출되는 수산물에도

망어라는 이름의 망둥이가 기재되어 있다.

 예전 인천 앞바다의 망둥이 낚시는 인천의 명물이요 풍물이었다.

팔뚝만한 놈이 낚시에 걸렸을 때 그것을 공중에 휘두르며

『원산말뚝이여』라고 외쳤었다. 그 외침이 망둥이가

동해에는 없음을 야유하는 뜻이었다고 하나 망둥이가 서해만의 산물은

아니며 지금은 서해에서조차 점차 줄어가고 있다. 유명했던 낚시터들이

공업단지 등으로 매립되고 극도의 바다오염 때문이다.

 그러나 『봄 보리멸에 가을 망둥이』라 하듯 가을철이

오는 요즘 벌써부터 옛 낭만을 잊지 못하는 꾼들이 송도의 해안도로변을

찾는다. 그만큼 망둥이는 우리와 친숙하다. 그래서일까. 속담에도 자주

등장 영문도 모르고 남이 하니까 따라한다는 뜻의 『망둥이가

뛰니까 꼴뚜기도 뛴다』라든가 『갈치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라고 하는데 지난 95년 북한에 쌀을 보냈더니 김용순은

『서해 망둥이가 뛰니까 빗자루도 뛴다』며 시비한 바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고기중 망둥이는 가장 많은 종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북의 극한대를 제외한 지구상의 어느곳에서도

생존할 만큼 망둥이는 적응력이 강하다. 즉 해수이거나 담수이거나 수온이

높든지 낮든지 순응하는데다 식욕 또한 왕성하여 생존력이 강하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600여종 이상 우리나라에는 50종이 기록되고 있다고 한다.

 대학에서 정치 경제학을 전공한 바 있는 아키히토 현 일왕은 망둥이의

연구로 유명하며 그 업적은 높이 평가받는다. 망둥이의 분류에 관한

저술과 함께 2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고 한다. 부왕과 마찬가지로

해양생물학에 조예가 깊은가 보다.

 시화호 망둥이를 거래한 어민들이 구속되었다. 시화호의 어획물은 극히

오염되어 식용이 불가능하다. 시화호의 방류가 해양에서조차 어류를

죽이는 판에 그안에 서식하는 놈이 온전할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