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나라들의 기념일이나 경축일을 보면 재미있는 점이 많다. 신생국이거나 일찍이 외국에 국권을 유린당한 경험이 있는 나라들에는 반드시 독립기념일이 있고 전통적인 기독교 국가들에는 종교제일이 많다. 영국의 공휴일은 단출하여 종교축일이 연중 3일이 있을 뿐이고 8월 마지막 월요일을 바캉스 계절의 혼잡을 분산시키는 휴일로 하고 있다. 이탈리아나 벨지움 등의 종교축일은 성탄절 외에도 그리스도승천일 성모승천일 성요셉일 만성절 등이다.

 독립기념일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은 대개 아시아나 아프리카와 남미의 여러나라들 그리고 간혹 동구의 과거 러시아와 게르만의 압제하에서 1차대전후 독립한 나라들이다. 이들 나라로는 그리스가 3월25일-이날은 1821년 터키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날이며 핀란드는 12월6일-1917년 러시아에서 독립한 날이다. 옛 유고는 왕제를 폐지 인민공화국을 성언한 11월9일이 독립기념일이었다. 이외에 버마 1월4일, 이스라엘 5월15일, 요르단 5월25일, 아르헨 5월25일 등이다.

 미국도 독립기념일이 있다. 혹독한 독립전쟁의 단초가 될 독립을 선언했던 1776년의 7월4일이 그날이다. 오랜 세월 스페인과 미국의 식민지 경험을 한 필리핀의 독립기념일은 당초 미국과 같은 7월4일이었다. 그러나 뒤에 이날은 북미우호기념일이 되고 6월12일을 독립기념일로 정했다. 필리핀은 이외에도 독립과 연관한 12월30일의 리잘기념일이 있는데 이날은 독립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호세 리잘이 스페인에 처형당한 날이다.

 오는 8월15일은 광복절-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되고 3년후인 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겹경축의 우리나라 독립기념일이다. 이날의 이름 광복절은 잃었던 빛을 되찾았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경축도 뜻깊겠으나 왜 빛을 잃었었는지의 올바른 반성도 있는 날이어야 한다. 제국주의 침탈의 희생이었던 과거를 되새기고 새방향을 제시하는 계기여야 한다. 그것은 머잖아 국토통일을 이룩하여 그날을 최대의 국경일로 정하게 될 동기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