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가축이면서도 대개 염소는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못받는다. 속담에 「염소 고집」이라고 하듯 고집스럽고 심통을 부리는 짐승으로 인식된다. 한우리에 있는 양과 비교해서도 그렇다. 그러나 가축의 염소와 양은 구별하기 쉽다고 해도 야생의 것들은 비슷한 지역의 비슷한 생활에 생김새 조차 흡사하여 구별하기가 어렵다. 염소를 산양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염소와 양은 8백만년 전 한 조상이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그들은 소과에 속하면서 소처럼 뿔이 돋고 새김질을 한다. 그런가하면 다른 점도 있어서 함께 야생에서 가축화 되었으면서도 양은 자연속에 놓여나면 좀처럼 자연에 적응하지 못하나 염소는 곧 야생의 본래의 모습처럼 살아간다. 사람이 아무리 길들여 가축화해도 가축은 야성의 습성을 잃지 않는다는 증거일 수가 있다.
염소는 유목민의 가축인 만큼 특히 몽고인들에겐 겨울철의 중요식량이다. 유명한 칭기즈칸 요리는 실은 염소고기를 얇게 저며 끓는 냄비속 물에 데쳐 양념을 무쳐먹는 요리이다. 중국의 「양갱」도 염소고기요리로 고기에 생강 마늘 후추 따위를 넣어 오래 고아 묵처럼 만든 자양강장식품이다. 고기뿐 아니라 젖도 그렇다. 염소의 젖은 우유보다 소화가 잘 되며 단백질과 지방의 함량도 더 높다고 한다.
북한의 어린이들을 도울 「사랑의 젖염소」 450마리가 인천항에서 배편으로 떠났다. 이들 염소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등 여러 단체가 마련한 정성이다. 우리를 떠난 염소가 적응에 빠르다고는 하나 짐승이니 그렇다치고 그대신 사람들이나마 남쪽의 따뜻한 뜻을 잊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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