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대한불교 조계종(曹溪宗)과 한국불교 태고종(太古宗)이 갈라진

이래 29년을 끌어온 이른바 조-태분규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산 조계종 총무원장은 최근 북한돕기성금 2천만원을 전달하기 위해

조계사를 찾은 인곡(印谷) 태고종 총무원장과 회담을 나누고 양 종단의

분규 종식에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인곡 원장은 현실을 인정한 상태에서 모든 분쟁을 멈추자고

제의했으며, 고산원장은 양측 대표로 실무기구를 구성해 현안들을

협의해나가자고 대답했다.

 이에 따라 조계종과 태고종은 곧 양측 총무원장과 집행부 간부,

종회의원 등으로 분규종식위원회를 구성, 오는 9월부터 전통사찰의 소유권

문제 등에 대해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두 종단이 협상에 나서려고 하는 이면에는 각자의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 태고종은 조계종과의 협상을 재개하는

것만으로도 지난해 선암사 점거사태와 같은 불상사를 예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조계종도 물리력을 동원하기 힘든 상태에서 협상을 통해

일부 사찰이라도 명실상부한 조계종의 사찰로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양측이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숱한 난제가 가로막고 있다. 사찰

소유권분쟁의 뿌리에는 비구와 대처종단 간의 해묵은 반목과 종조(宗祖)

논쟁을 둘러싼 갈등이 자리잡고 있는데다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고산 원장과 인곡원장이 『남북통일보다 더 어려운 문제』라고

얘기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