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톤 형기정 타고 외근 형사 업무
 “부담감이요? 어차피 뭘 하더라도 다 처음하는 때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막상 나가보니 시원하고 좋던데요 뭘∼.”
 ‘여자여서 특별히 힘들거나 어려운 점은 없느냐’는 질문이 부끄럽게, 천연덕스런 ‘일상적’ 대답을 돌려준 이들은 인천 앞바다를 누비고 다니는 씩씩한 여경 삼총사.
 모두 같은 계급인 우영순(35)·이지원(29)·김은정(26) 경장 3인방이 형사기동정을 타고 처음 바다로 나간 날은 지난 8일.
 1천500t급 이상되는 커다란 함정에 근무하는 여성 경찰관들은 있지만, 25t에 불과한 작은 형기정을 타고 ‘외근 형사’일까지 하는 여경은 이들이 처음이다.
 
인천 앞바다를 누비고 있는 여성 해양경찰관 3인방이 자신들이 타는 인천해경 소속 129호 형사기동정을 배경으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우영순·김은정·이지원 경장 순.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차별적 성 관념과 아직까지는 그리 많지 않은 여형사들의 수 등으로 인해 여자 경찰관들은 보통 민원이나 경리·서무 등 내근 행정직에 근무하는 게 관행화돼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 해경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언제까지나 내근만 시킬 수는 없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으면서 이제 이들의 안방은 좁은 사무실에서 인천 앞바다 전역으로 넓어졌다.
 바다 위에서 만난 어민이나 선원을 상대로 그물이나 어구를 불법 개조하지는 않았는지 아직 다 크지 않은 꽃게나 고기를 잡진 않았는지에서부터 밀수나 밀입국 단속, 각종 사건·사고 현장 출동 및 사후처리 등이 이들이 하는 일이다.
 “바다 한가운데서 여자 경찰관을 만난 적이 없는 뱃사람들이 오히려 저희보다 더 당황하시는 것 같았다”는 이들은 오히려 “올 해에는 날씨도 좋고 바닷농사도 잘 돼야 한다”며 어민들의 생활안정을 걱정하는 모습이다.
 김명돌 수사과장은 이들의 활동에 대해 “직접 배를 타고 형사 일을 하면서 해경 배지를 달 때의 첫 마음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더욱 자신감도 갖게 된 것 같다”며 여경 삼총사의 활약상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송영휘기자 (블로그)ywsong2002
 <사진설명=인천 앞바다를 누비고 있는 여성 해양경찰관 3인방이 자신들이 타는 인천해경 소속 129호 형사기동정을 배경으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우영순·김은정·이지원 경장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