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선생님' 퇴임식 대신 옛 제자 60여명 초청
 성남시 분당구의 한 중학교 교장선생님이 의례적인 정년퇴임식 대신 옛 제자들을 불러 교직과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는 ‘마지막 수업’을 가질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40여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이달말 정년퇴임하는 성남시 분당중학교 최길시(62·사진) 교장선생님. 그는 오는 11일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분당중학교 4층 시청각실에서 제자 60명을 불러놓고 마지막 수업을 한다.
그는 이 수업에 대해 “44년 11개월이라는 교직생활을 되돌아보며 ‘무서운 선생님’으로서의 변명도 해보고 싶었고 남은 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과제도 제자들과 풀어볼 생각에서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런 저런 할 얘기가 많아 2시간여 동안 진행하기로 했으며 수업의 따분함을 달래주기 위해 수업 중간에 1년 전부터 배우고 있는 색소폰 연주도 들려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수업을 ‘점심제공-접수없음’이라는 조건을 달아 개인홈페이지에 공지한 뒤 신청을 받아 지난 3일 수업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선착순 60명을 선정한데 이어 책상을 배치하면서 색깔별로 출신학교 구분이 가능한 이름표까지 벌써 붙여놓았다.
특히 이번 수업에는 일본 한국인학교 파견교사 시절 만난 이사야자씨 등 제일교포 제자 2명도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그의 개인홈페이지에는 옛 제자들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 수업 신청마감’을 알리는 글에서 “딱딱하고 지루한 관행의 퇴임식보다 기왕에 맺어진 인연의 끈을 다시 당겨 옛날의 그리움을 어루만져 보는 것이 뜻있고, 재미있고, 가슴 설레는 감동이 될 것 같아 (수업참가신청 공지)창을 열었는데, 먼 길을 달려온 사람들에게 실망이나 시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강릉사범학교를 나와 교직생활을 하며 연세대, 일본오사카대학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은 최 교장은 1961년 초등교사로 시작해 강릉상고, 강릉고, 철원고 국어교사를 거쳐 일본 나고야한국교육원과 국제교육진흥원 파견, 홍콩한국국제학교 교장 등을 역임했다./성남=송영규기자 (블로그)yg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