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의 한 늦깎이 신인 무명가수가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국내 노래부르기 최장 기록인 판소리 부문의 9시간20분을 갈아 치우며 세계 기네스 도전에 나섰다. 화제의 주인공은 최근 2집 음반까지 발표한 양평군의 무명가수 김석옥(여·51)씨.
 김씨는 지난 5일 양평군 강하면 강촌노래방에서 세계기네스북 등록컨설팅업체 한국기록원의 정식 기록 하에 ‘노래부르기’신기록 도전에 나서 종전 기록에 6시간40분을 보탠 16시간을 기록했다.
 이날 도전은 오전 9시10분부터 시작됐으며, 연속으로 1시간 노래를 부르고 5분 쉬는 방식으로 다음날 새벽 1시 10분까지(16시간) 각기 다른 노래 270곡을 소화했다. 기록원은 기록을 녹화하는 비디오 테잎만도 16개를 교체해야 했다.
 김씨의 도전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몸무게 43Kg라는 왜소한 체격에 부드러운 곡은 흐느적거리며 감정에 몰입하고, 흥겨운 곡은 춤을 추며 시종일관 서서 노래를 불렀다. 16시간 동안 노래를 부르면서도 김씨가 먹은 것이라곤 음료수 서너병과 만두, 샌드위치 1팩, 귤, 비스킷 몇 조각이 전부였다. ‘노래부르기’ 국내기록은 시작한지 9시간 지난 오후 5시께 일찌감치 깨졌다.
 김씨는 국내 기록을 깬 직후 “처음에는 체온이 떨어져 고생했는데 이제 서서히 정상을 찾아 컨디션이 좋은 상태”라고 말하곤 변함없는 가창력을 이어갔다.
 다음날인 6일 새벽 1시10분. 마지막 곡을 부른 김씨는 남편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공적인 도전을 무사히 마치고 케이크로 축하파티까지 곁들이는 여유를 보였다.
 김씨는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인터뷰에서 “가수라면 10시간 이상 노래부르는 것은 기본이라고 생각했다”며 “이제는 세계 기록을 목표로 연습을 해서 기네스에 내 이름을 올려 놓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마지막까지 함께 한 한국기록원 김덕은 소장은 “기록보존을 위한 편집을 마치는 대로 이르면 1달 안에 GWR(기네스 월드 레코드)로 자료를 보내 검증을 받고 기록이 인정돼 통보받으면 세계 기록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2001년부터 2장의 음반을 낸 가수이면서 같은 해 봄에는 시 공모전에 당선돼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문화공연 등에 출연하고 있다. 지난 2002년에는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은 남편의 뒷바라지를 위해 환경관리업체 부사장직을 내놓고 재직 당시 알고 지내던 작곡가의 권유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양평=민경천기자 (블로그)kc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