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와타나베 마유미씨
 “한국어를 알고서 한국 드라마를 보니 정말 재미있어요”
 올해로 한국 생활 7년째인 와타나베 마유미(42)씨는 요즘 ‘한국어 배우기’에 푹 빠졌다. 지난 5일부터 일주일에 두 번 인천시 남구에서 개설한 ‘재한국 일본인 한국어 강좌’ 중급반 수업을 듣기 때문이다.
 종교적 믿음으로 남편을 만나 한국에 오기 전에는 한국은 물론 한국어 대한 호기심조차 없었다고 말하는 마유미씨. 하지만 남편과 함께 인천에 보금자리를 꾸미면서부터 그녀는 한국은 이제 인생에서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한국어에 서툰 마유미씨는 한국생활이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신혼생활이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시장에서 물건을 사야하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 어렵고,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들어서 되 묻기도 미안했다”며 시장보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래서 시작한 한국어 공부가 어느 정도 실력이 쌓아가면서 이제는 장보기가 훨씬 수월해 졌다는 것이다. “부족한 한국어 실력으로 아직은 물건 값을 흥정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마유미씨에게 한국 남자, 한국 남편에 대해 묻자 금세 얼굴이 환해진다. 자상한 남편 덕에 한국 생활 적응이 수월하다는 그녀는 요즘 남편에게 일본어를, 남편은 한국어를 가르치며 서로의 역할을 나눈다고 귀띔했다. 마유미씨는 “저는 한국어를, 남편은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며 “덕분에 일상생활에서는 한국어를 쓰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땐 일본어를 사용한다”고 자랑했다.
 아직 아이가 없어 외로운 마음도 크지만 한국어 강좌를 들은 이후 말 배우는 재미, 남편과 대화하는 재미로 외로움을 잊고 산다.
 “앞으로 얼마나 더 배워야 한국어에 능숙해 질지 알 수 없다”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마유미씨는 그러나 한국어 배움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정해 놓고 있다. 그는 “발음에서 받침, 쓰기까지 한국어는 정말 어려운 언어라는 생각이 들지만 앞으로 더 노력해 ‘한국어 능력시험’을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수업이 끝나자 마자 책가방을 챙겨들고 집으로 향했다.
 “왜 그렇게 바쁘냐”고 묻자 “남편을 위해 시장도 봐야 하고 집에서 컴퓨터와 드라마를 통해 한국어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바삐 걸음을 옮겼다. /박석진기자 (블로그)sjjj7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