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건축문화의 해를 맞아 인천지역에서 열릴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던

「인천종합건축전」이 전시장소 미확보, 자료·예산부족 등으로 그 의미가

축소된 채 열리거나 개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행사를 기획·추진해온 건축문화의 해

인천지역추진위원회(위원장·홍경선)는 오는 10월 첫째주

인천종합문예회관에서 건축전을 열기로 하고 대전시실 대관신청을 했으나,

같은 기간 35회 시 미술대전을 갖는 인천미협에 우선권이 있는 바람에

심의에서 탈락, 현재까지도 전시장소를 확정짓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종합문예회관으로부터 그 기간을 피해 11월말쯤 열 경우 전시실 대관이

가능하다는 제안을 받았으나 추진위는 시기상 부적절하다고 판단,

거절하고 인천시청 중앙홀 등 다른 장소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전시예정일 불과 두달여를 남겨놓은 현재까지도 장소조차

확정짓지 못하는 바람에 전시준비도 차질을 빚고 있다.

 홍 위원장은 『날짜나 상황이 촉박, 전시가 어떻게 될 지 현재로는

불확실하다』며 『개최될 경우 전시될 내용은 지난 5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인하대 건축과 원정수교수와 제자들의 건축전 전시자료,

인천에 적을 둔 대학의 건축관련학과 합동졸업작품 등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내 주요 건축물의 역사와 세워진 장소의 의미, 미래전망 등을

개항 100년사라는 주제로 묶어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이 인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추진위원회의 올초 인천종합건축전

개최계획에서 크게 달라진 것.

 더욱이 행사와 관련, 인천시에서는 전혀 예산지원이 안되고

인천건축사협회 1천만원, 건축문화의 해 추진본부 2백90만1천원 등

1천3백여만원만 확보돼 대형 모형과 조감도, 도면, 첨단영상물 등을 갖춘

볼거리 풍성한 전시를 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인천지역 건축물 역사를 살펴보는 건축전다운 건축전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던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례행사도 아니고 건축문화의 해를 기념해 여는 전시인 만큼 인천시와

추진위원회, 지역 대학들이 홍보를 통해 전시자료를 미리 충분히 수집하는

한편 장소·예산 문제 해결에 서로 협력했다면 전시자체가 불투명해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손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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