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G 씨름단 해체 아픔 운동으로 달래
 지난 9일 씨름선수인 아들이 ‘한라장사’에 등극했을 때 조성복씨(53·중구 신포동사무소 근무)는 속에서부터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기 어려웠다. 씨름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팀 해체의 아픔을 겪은 아들이 당당히 역경을 이겨낸 결과였기 때문이다.
 “준희가 소속된 LG씨름단이 지난해 12월 해체되는 바람에 집사람도 저도, 얼마나 걱정했는 지 모릅니다. 운동밖에 모르는 녀석이었는데 자신의 세계를 잃어버렸으니 부모로서 가슴이 아픈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조 씨의 아들은 다름 아닌 ‘씨름계의 꽃미남’ 조준희(23) 장사. 조 장사는 지난 9일 ‘2005 기장장사 씨름대회’ 한라장사전에서 결승전에서 맞붙은 김용대를 2대 1로 꺽고 한라장사에 등극했다.
 훤칠한 얼굴에 192㎝, 104.2㎏의 체형을 가진 조 선수의 별명은 ‘얼짱’. 인천 용일초, 신흥중, 부평고, 경기대를 나와 프로선수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조 선수는 지난해 씨름선수단이 해체되는 아픔을 겪는다.
 “기획사에서 연예계에 진출하라는 유혹이 있었어요. 준희는 그러나 아무말도 없이 꾸준히 운동만 하더라구요. 그렇게 준비하더니 지난 9월 현대삼호중공업에 스카우트 됐습니다.”
 조준희는 소속팀이 해체됐는데도 모교인 부평고등학교와 헬스클럽을 오가며 멈추지 않고 개인운동을 했고 이것이 현대 코칭스태프의 귀에 들어간 것.
 조 씨는 “아들을 믿었지만 너무 젊기 때문에 사실 불안했다”며 “믿음에 확신을 준 아들이 그렇게 고마울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는다.
 “저도 도원동에서 태어났고 아들도 인천이 고향입니다. 그래서 준희는 몇 년 더 활동하다가 인천에서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어합니다.”
 그는 “아들을 K1 같은 곳에 보낼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아들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고 웃어넘긴다. 우리 민족 고유 스포츠인 씨름의 인기가 시들해져 안타깝다는 그. 꼭 아들 때문이 아니라 민족정체성을 위해서라도 활성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일본 같은 경우 스모가, 미국 같은 경우 미식 축구가 엄청 인기잖아요. 그것은 국가 차원에서 적극 지원을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지난 89년 부터 중구청에 근무하기 시작한 그는 올해로 공무원 생활 16년 째이다. 현재 신포동사무소에서 민방위와 환경미화원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진국기자 (블로그)fre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