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인천 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는 인천시와 인천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제4회 인천여성대회가 치러졌다. 격년으로 열리는 여성대회의 올해 주제는 「새천년을 맞이하는 문화시민으로서의 여성의 자세와 역할」.

 행사 초기 400여석의 행사장은 인천 각 구·군을 대표하는 여성단체 회원이라는 여성들로 꽉차고도 모자라 꽤 많은 인원이 서있어야 할 만큼 초만원을 이뤘다.

 모처럼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도자급 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 시대 여성의 자세와 역할을 생각해보자는 그 자리는 그러나 주제와는 거리가 멀었다.

 시상식, 시장 축사 등 의례적 순서가 끝나고 수원대 전영우 교수의 주제강연이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하나둘씩 빠져나가기 시작, 객석 곳곳이 구멍뚫린 듯 비어버렸다.

 강연은 이어지고 있는데 자리를 지키고 있던 여성들마저도 커피를 뽑아들고 와서는 여기저기 나눠주랴, 벨 울리는 핸드폰 받으랴 오르락 내리락 부산하기 이를 데 없었다.

 「확 잠이 깨는 웃기는 강연을 해야지 너무 지루하다」며 삼삼오오 떠드는 여성들, 고개를 푹 숙이고 아예 잠을 청한 여성들….

 강연이 끝나고 성희롱 예방 연극이 이어지려는데 그나마 남아있던 여성들마저 자리를 지켜달라는 사회자나 연극협회 관계자의 목청돋운 당부에도 아랑곳없이 웅성웅성 떠들어대며 자리를 벗어나 여성대회는 연극공연, 결의문 채택 등 프로그램이 끝나기도 전에 파장분위기가 되고 말았다.

 처음 여성대회에 왔다는 한 여성은 『이것이 인천 여성계에서 활동한다는 여성들의 모습이냐』며 대회 주제가 무색하다고 꼬집었다. mgson@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