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 배석일
 인천 유나이티드의 원정 경기 때마다 응원에 나선 서포터즈에게 빵과 음료수 등을 남모르게 전달한 ‘숨은 후원자’가 16일 인천구단 ‘2005 준우승 자축연’에서 감사패를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서문여고 2학년13반 담임 배석일(45·영어) 교사.
 배 교사는 인천 구단이 프로축구 K리그에 데뷔한 지난 시즌부터 원정경기가 있는 날이면 한번도 빠짐 없이 원정 응원길에 나서는 인천 서포터즈 회원에 맞춰 과일과 빵, 음료 등을 제공했다.
 인천 서포터즈들은 대부분 원정버스가 출발하기 전이나 원정 경기장의 안전관리인을 통해 간식이 제공되자 처음에는 구단에서 준비한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구단에 확인한 결과 남모르게 선의를 베푼 ‘숨은 후원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이름 없는 천사’를 찾아 감사의 뜻을 전하려 원정경기장에서 응원단 뒤편에 서포터 몇 명이 지켜보기도 했으나 매번 허탕이었다.
 2년 가까이 베일에 싸여 있던 배 교사의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한 건 지난 8월31일 성남과의 원정경기.
 이날 인천 서포터석에는 서문여고 2학년13반 학생들이 찾아와 함께 응원을 했고 학생들을 통해 담임 선생님이 열렬한 인천팬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숨은 후원자’의 주인공이 배 교사로 떠올랐다.
 서문여고 학생들은 올 시즌 인천의 마지막 홈경기인 광주와의 경기에도 문학경기장에 찾아와 응원하고 인천 구단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게 되면서 ‘숨은 후원자=배 교사’로 확인됐다.
 인천 구단의 감사패 수여에도 사양 끝에 수락한 배 교사는 “인천시민으로서 간절히 바라던 프로축구단이 생겨 너무 기뻤다”며 “먼 거리를 마다 않고 원정응원을 다니는 서포터즈를 위해 작은 일을 한 것뿐인데 감사패를 받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배 교사는 서문여고 2학년13반 이름을 아예 ‘인유반’(인천 유나이티드 반)으로 바꾸고 구단 홈페이지에 장외룡 감독 등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 올리는 등 인천 구단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김칭우기자 (블로그)chingw
 사진 설명=인천 유나이티드 서포터즈의 ‘숨은 후원자’ 배석일 교사(사진 맨 오른쪽)가 서문여고 2학년13반 학생들과 함께 문학경기장을 찾아 인천구단 버스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인천 u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