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삼순이’ 손귀분(42·안양시 동안구 부림동)씨. 안양 부림초등학교과 부안중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들 두고 있는 보통 아줌마다. 그런 그가 TV 드라마의 여주인공 삼순이 보다도 더 당찬 일을 해냈다.
아이들에게 쾌적한 학습환경권을 지켜주기 위해 학교 앞 고층 빌딩 건축주와 행정당국에 맞서 싸웠다. 또한 학교앞 스쿨존을 아이들의 통행 습관과 교통흐름 등을 고려해 설치토록 한, 평범하지 않은 아줌마다.
첫번째 이야기. 지난 여름 둘째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앞엔 고층빌딩 공사가 한창이었다. 학교하고는 담장 하나를 사이에 뒀다. 소음과 먼지 때문에 창문도 열지못한채 수업을 했다. 운동장에서 나는 소리는 고층 빌딩에 반향돼 그대로 교실로 되돌아 왔다. 겨울에는 결빙으로 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 우려됐다.
손씨는 ‘대책마련을 요구해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러나 민원서류 준비와 법적 책임 문제 등 주부가 혼자서 해결하기에는 너무 벅찬 과제들이었다. 그는 안양시의회 권혁록(부림동) 의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안양시와 건설회사에 민원을 제기하고 수차례에 걸친 줄다리 끝에 ▲소음을 흡수하기 위한 대형 나무 식재 ▲운동장 정비(마사토 포설) ▲교실별 난방기 설치 등 요구사항을 관철시켰다.
손씨는 “권 의원이 안양시와 건설회사를 오가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서 합의서 작성을 이끌어냈다”며 공을 돌렸다.
두번째 이야기다. 첫째 아이가 다니는 부안중학교 정문 앞은 4차선 도로와 마주하고 있다. 또 버스 종점이다보니 아이들이 항상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해 안양시에서 ‘스쿨존’ 공사를 하겠다며 설계 도면을 가져왔다. 손씨는 학부모회의에서 “도면이 잘못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아이들의 등하교 동선과 교통흐름을 볼 때 학교 앞 버스정류장을 정문 뒷쪽으로 이전하고, 횡단보도와 방호 울타리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을 냈다.
결국 시는 그의 의견을 반영해 스쿨존 공사를 마무리했다. 그 동안 가슴조이며 지켜봤던 통학로를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니는 것을 보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 것이다. /안양=이동화기자(블로그)itimes21
 사진=이동화기자
 두 아이들 둔 학부모로서 아이들의 안전한 교통 통행권과 쾌적한 학습 환경권을 지켜 낸 손귀분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