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용문면의 산골마을 주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제작했다.
지난 13일 밤 용문면 연수1리 마을회관에서는 이 마을 주민들과 어린이들이 디지털 캠코더로 제작한 극영화 ‘우리 마을에 횡단보도가 생겼어요’ 시사회가 열렸다.
이 영화는 창작영화그룹 ‘창시’의 도움으로 연수1리 주민들과 어린이들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출연·촬영·편집한 60분짜리 극영화. 마을이 차츰 개발되면서 일어나는 변화와 혼란을 아이들의 눈을 통해 그렸다.
영화는 이 마을 영표(초등학교 6학년)가 서울에서 마을로 체험관광을 온 아이들을 바라보는 장면에서 시작, 외지 어린이들이 버리고 간 생수병에 물고기를 잡아 키우는 장면으로 끝맺는다.
영화제작에는 주민 30여명과 초등학생 5명이 매 장면마다 연출, 촬영, 녹음, 조명 등을 번갈아 맡는 방식으로 10여일 동안 진행됐다.
밭에서 일하던 주민들이 차림 그대로 제작에 참여했다가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영화제작 과정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다.
영화제작을 도운 ‘창시’는 7년 전부터 촬영한 이 마을에 대한 다큐멘터리 내용 일부를 영화에 삽입해 완성도를 높였다.
출연도 하고 감독도 맡았던 이재윤(11·다문초교 5년)군은 “자전거를 타는 장면에서 긴장해 네 번이나 NG를 냈다”면서 “영화를 만들며 나중에 영화감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연수1리 김건호(58) 이장은 “영화를 찍으면서 마을주민들이 한층 더 화합하는 분위기가 생겼다”며 흐믓해했다.
용문산 자락의 연수1리는 지난 시절의 가난과 추억을 상품화해 2004년 3월 슬로우푸드 체험마을로 선정된 뒤 ‘보릿고개마을’로 불리며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양평=민경천기자 blog.itimes.co.kr/kcmin
 
 사진설명-양평군 용문면 연수1리 주민과 어린이들은 직접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출연·촬영·제작에 참여, 극영화 한편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