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뻘 되는 학생들과 나란히 공부하며 만학의 꿈을 키우는 늦깍이 초등생이 있다.
 주안북초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이진욱씨가 그 주인공. 50대 후반으로 이미 손자나 손녀들의 재롱을 즐길 나이인 이씨는 만학을 위해 오래 살아온 대청도 생활까지 접고 지난 5월1일 이 학교에 입학, 뒤늦은 만학의 꿈을 키우고 있다.
 현재 학교 생활 4개월째에 접어든 이씨는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생소한 학교생활에도 불구하고 높은 학구열과 모범적인 생활 태도로 ‘철부지’ 동급생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이씨가 입학하면서 핵가족 시대에 태어난 1학년 학생들은 구수한 인정과 담임교사 못지 않은 보살핌으로 인성교육과 함께 가정교육까지 산교육 형태로 배우고 있다는 것이 학교측 설명.
 또 규칙이나 질서를 잘 지키지 않는 철부지 급우들을 다독거려 조용한 학습 분위기를 만드는데도 앞장서고 있어 선도 학생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 열린 주안북초 가을운동회에서는 어린 학생들과 함께 ‘아기공룡 둘리’ 음악에 맞춰 무용을 하고 급우들과 함께 달리는 모습까지 보여줘 주위 사람들에게 따듯함을 선사했다.
 한편 30일 서울방송(SBS)은 오는 30일 이씨가 만학을 선택하기 위해 섬에서 육지까지 유학온 사연과 학창생활 등 흥미진진한 인생 스토리를 ‘신동엽의 있다! 없다?’ 코너에 소개할 예정이다.
 이혜덕 담임교사는 “이씨는 어느 학생보다 모범적으로 생활하고 있고 공부하려는 의욕도 강하다”며 “보조교사를 두고 매일 수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동료교사 같은 학생”이라고 말했다. /구준회기자 blog.itimes.co.kr/jhk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