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너무나 유명한 이 유행가 가사는 뜀뛰기를 너무나 좋아하는 한 부부가 4년이 넘도록 한 번도 빠짐없이 해 온 아침운동을 두고 지어진 것 같다.
 25일 열리는 제5회 강화해변마라톤 대회에 5년째 동반 출전하는 정희문(67)·이윤세(59)씨 부부.
 대회를 얼마 남기지 않은 마라톤 마니아들이 흔히들 그렇듯, 지난 주말 인천시 남구 숭의종합경기장에서 만난 이들 부부의 연습은 예상외로 ‘별 게(?) 없이’, 너무나도 ‘평범(!)’했다.
 “대회 준비는 따로 필요없어요, 달리기에 중독 비슷할 정도로 몸이 길들여져 있어서요.”
 실제로 이날 아침 이들 부부의 운동을 들여다 보니, 우선 다섯 바퀴까지는 점점 속도를 올리는 보행으로 트랙을 돌며 몸을 풀고, 가벼운 스트레칭 후 속도를 올려 본격적인 달리기로 접어든다.
 5?가 기본이고, 이틀이나 사흘에 한 번 꼴로 10?를 돈다고 한다.
 “요즘 같아서는 거의 매 주 대회가 있기 때문에 해마다 4·5월과 9월부터 11월 사이에는 특별한 연습이 없어도 돼요.”
  작년 한 해 동안 모두 서른 두 번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다는 정씨. 부인 이씨도 두어번을 빼면 항상 남편과 함께 달리기 대회에 나섰다고.
 “내가 젊었을 때 동아마라톤 출발지가 인천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그 대회에 출전했는데 한강 다리를 건너다가 기권하는 꿈을 꿨죠. 얼마나 속이 상했던지, 그날 이후로 달리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운동 시작 후 85㎏이던 체중이 73㎏까지 빠진 정씨와 부인 이씨에게 요즘 가장 보람있는 일은 ‘달리기 전도’라고 한다.
 인천남구마라톤클럽 회장을 맡고 있는 정씨. 그의 권유와 지도로 3바퀴 도는 것도 힘겨워 하던 사람이 10바퀴를 돌게 되고, 어느 날 ‘나도 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하는 말을 해 올 때 너무 기분이 좋단다.
 부인 이씨는 “뛰다보면 힘들어서 ‘아∼ 내가 돈내고 왜 힘들게 뛰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뛰다보니 이제 상금으로 대회 출전금은 건질 정도가 됐다”며 웃는다.
 아프면 병원에 가서 더 돈이 들게 마련, 열심히 운동하고 또 다른 사람도 건강할 수 있도록 운동을 권하는 일은 국가적 낭비도 줄이는 일이라는 이씨의 말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송영휘기자 (블로그)ywsong2002
 
 ※사진설명=숭의운동장에서 아침운동을 하고 있는 정씨 부부. 같은 클럽 동호인들이 자연스레 이들 부부의 뒤를 따라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