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여러분 골목길에 주차한 차 뒤에서 공놀이를 하면 절대 안 돼요, 어르신들은 밤에 외출할 때 젊은이들처럼 환하고 화려한 옷을 꼭 챙겨 입으시구요.”
 인천중부경찰서 교통지도계 김해진(52) 경사가 유치원과 노인정을 찾아 현장교육을 할때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다.
 ‘움직이는 신호등’으로 불리는 김 경사는 중부경찰서의 교통사고 예방 홍보요원. 그의 일은 쉬는 날이 따로 없다. 하루 야간근무를 하면 하루 반나절을 쉴 수 있지만 그에게는 이런 ‘달콤한 휴식’을 누릴 기회를 갖는 것 자체가 사치다.
 중부서 교통지도계에서만 7년 동안 일을 해 온 김 경사는 관내 교통흐름을 손금보듯 훤히 꿰뚫고 있다. 초등학교나 유치원, 노인정 등 어린이와 어르신을 대상으로 벌이는 교통사고 예방 홍보요원으로 꼽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학년 아이들과 나이 많은 어르신들은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합니다. 달리는 차에 부딪혀도 고무풍선으로 만든 오뚜기처럼 아무일 없듯이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요.”
 김 경사가 유치원과 초등학교, 노인정을 찾아 다니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월부터다. 1주일이면 보통 3일은 아이들과 어른신들을 만났다.
 처음 홍보에 나설 때는 30분 교육을 위해 하루를 준비했다. 관내 유치원과 노인정 등 70여 곳을 돌다보니 이제는 산만한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방법도 터득했다.
 “아이들에게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보여주고, 끔찍한 사고현장을 보여주면 떠들던 교실 분위기가 조용해집니다.”
  문화행사와 집회 등 행사장 교통정리와 에스코트는 자타가 공인하는 베테랑이지만 곤혹스런 업무가 ‘음주단속’이다. 술에 흠뻑 취한 운전자가 ‘술 안 먹었다’고 다짜고짜 싸우자고 대들때면 감당이 안 선다.
 “음주 운전자와의 실랑이도 견딜 수 있지만 사망사고를 접하고 현장으로 달려갈 때가 가장 마음이 무겁습니다.” 김 경사가 쉬는 날에도 마다않고 교통안전 홍보교육을 위해 유치원과 초등학교, 노인정을 찾는 이유다. /박정환기자 blog.itimes.co.kr/h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