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이라고는 정직하고 투명하게, 맡은일에 충실 하겠다는 소신 하나뿐 입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조합원과 조합이 상생하는, 조합원에게 꼭 필요한 축협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1일 치러진 강화옹진축산업협동조합 선거에서 제10대 조합장으로 당선된 권영석(57)씨의 성품을 엿볼수 있는 단면이다.
 개정된 농협법에 따라 처음으로 조합원 직선제로 치러져 관심을 모았던 이번 선거에서 압도적 표차로 선출된 권 당선자는 ‘예방밖’이었다는 말로 일축한다.
 지난 8대 조합장 당시 IMF와 구제역, 중앙회 통합, 강화역사이래 최고의 폭우와 폭설피해 등 4년 임기동안 봇물을 이룬 ‘악재’가 아직도 조합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주위 조합원들의 강력한 권고로 출마해 당선됐지만 출마를 결정하기까지 고민을 거듭했다고 회고한다. 재임당시 각종 홍역을 치르면서 직원을 줄이고 급료와 경비를 삭감하고 직원 자녀 장학금제도를 폐지하는 등 조합을 살리기 위한 그의 ‘악역(?)’이 조합부실을 초래하고 조직을 깨뜨렸다는 부담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황해도 연백에서 출생해 어머니와 강화도로 피난와 궁핍한 생활을 해온 그의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
 이렇다할 학력이나 경력이 전무한 가운데 단순히 생계를 목적으로 축산업에 뛰어들어 20여년 축협과 인연을 맺어 온 그가 축협 조합장의 물망에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조합원은 물론 주민들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재임당시 임원들의 교체 권고에도 불구, 100만원상당의 고물승용차를 임기동안 타고 다니는 등 개인적인 사심보다 지역 축산농을 위해 현장을 뛰어다니며 전력해온 그의 소박한 성품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농축산물 수입개방과 칠레무역협정(FTA) 등 어려움을 직시할때 직원의 연봉제, 임금피크제 도입 등이 시급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타지역 축협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한 조합이 직원들의 급여와 조합관리에도 힘이 부치는 상황에서 조합원들의 어려운 형편을 도와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조합이 조합원의 생산성에 비례한 급여체계를 갖추어야 하는데 생산성과는 무관하게 타 조합의 구조 및 체계를 일률적으로 적용한다면 조합부실의 가장 큰 요인이 될수 있다고 강조한다.
 권 당선자는 “각종 제도개선을 통한 투명한 조합운영과 내실화에 주력해 조합원들의 성원에 보답 하겠다”고 말했다. /왕수봉기자 blog.itimes.co.kr/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