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미(疊)는 일본인들이 방에 까는, 짚과 돗자리로 만든 두꺼운 깔개다. 일본의 덥고 습한 기후를 견뎌내기 위한 생활방편의 하나인 다다미는 일제시대를 겪는 동안 우리에게도 친숙해져 전혀 낯설지가 않다.

 이 다다미를 20년 가까이 손으로 만들어오고 있는 이가 있다. 인천 중구 신흥동 3가 37의 1에서 「인천다다미」를 운영하고 있는 김유의씨(53·☎032-886-5859)다.

 비록 우리 전통문화가 아닌, 이웃 나라 생활용품이기는 하지만 옛 제작방법을 지키며 그 맥을 이어왔기에 장인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현재 다다미를 제작하는 장인은 전국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 김씨는 그 중 한명으로, 인천에서는 유일하다.

 일제시대 인천 신흥동서 다다미 제작으로 유명했던 한 한국인 장인, 그의 뒤를 이어 40년 가까이 다다미를 제작해 온 조카 홍진호씨(90년 작고·관동돗자리 주인), 또 그 뒤를 잇고 있는 처남이 바로 김씨다.

 대개 1장 규모가 가로 90㎝, 세로 180㎝, 두께 5㎝인 다다미의 주재료는 짚과 등심초(燈心草). 완전히 말린 볏짚을 눌러 직사각형으로 엮은 뒤 그 위에 등심초로 짠 돗자리를 놓고 사방을 해리(무늬있는 테두리 천)로 감싸 박으면 다다미 1장이 완성된다. 그 1장 무게가 보통 5㎏에 이르니 가볍기만한 볏짚이 얼마나 많이 소요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단단히 엮은 볏짚(요즘은 기계로 제작돼 나온다) 위에 돗자리를 깔고 해리로 마무리하는 일이 김씨 몫이다. 언뜻 쉬워보이는 이 일은 그러나 숙련공이 아니고는 해내기 어렵다.

 『일본은 다다미 크기가 규격화돼 대개 공장생산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원하는 크기가 다 달라 일일이 다다미를 손님이 필요로 하는 크기로 잘라내야 합니다. 돌처럼 단단한 5㎝두께 다다미를 하나하나 칼로 잘라내지요. 다다미 여러장이 마치 한장처럼 이가 꼭 맞아 먼지 한점 들어갈 수 없도록 해야 하니 칼질은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다다미 사방 둘레에 손바느질로 테두리를 두르는 것이 다음 과정. 15㎝ 가량되는 특수바늘로 다다미를 뚫어가며 폭이 일정하게 해리를 꿰매붙인다. 계속 쪼그리고 앉아 손바느질을 하는 탓에 손바닥 굳은살은 예사고 다리관절도 아프다.

 김씨는 80년대 매형 밑에서 기초부터 익히며 일해오다 매형 작고후인 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다다미 가게를 운영해왔다. 질좋은 보일러·장판 등장, 최근 IMF 구제상황 등으로 수요가 예전만 못하지만 실력과 부지런함으로 버티고 있다.

 『매일 새벽 연안부두로 나가는 것이 오랜 일과지요. 다다미 최대 수요처인 안강망어선 선주들을 만나 주문을 받기도 하고 뱃일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200여척 안강망어선 중 1년 평균 40~50척에 다다미를 깔아줬는데 요즘은 어선이 반으로 줄어 그 만큼 수요도 줄었어요.』

 웬만한 시내 큰 일식집, 호텔 일식부, 경찰서 전경침실, 회사 기숙사 등에 가면 그가 만든 다다미가 깔려있다. 가정집에서 피아노 방음용으로 깔기도 한다.

 『다다미는 질에 따라 3등급으로 나뉘죠. 돗자리 색이 푸른빛이 돌고 볏짚이 무겁고 단단할수록 상등품입니다. 다다미의 질이나 꼼꼼한 수작업은 생각지 않고 무조건 장당 5만여원하는 가격이 비싸다며 서울로 가 알아보겠다는 손님들을 대하면 기운이 빠지기도 하지만 젊음을 바쳐 지켜온 기술이니 건강할 때까지 이 자리를 지켜야죠.』mgson@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