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통한 작가 공모, 작가간 의견교환을 통한 주제 선정, 참여작가와 관객과의 토론 등 지역에서 열렸던 기존 전시와는 다른 여러 시도로 관심을 끌었던 인천미협 주최 「99인천포스트」(인천종합문예회관 전시실 전관)가 9일간 일정을 마치고 4일 막을 내렸다.

 인천포스트는 지난해까지 열렸던 대한민국청년미술제에 대한 지역 미술계 비판여론의 대안으로 제시된 전시여서 더욱 시민과 미술계 주목을 받았다. 「대화」라는 주제아래 응석 떠벌림 침묵 빈정거림 왕따 등 다섯가지 소주제를 두고 주제별로 100여 작가·단체의 작품을 내걸었던 인천포스트가 당초 의도했던 바를 어느정도 이루었으며, 미흡했던 점은 무엇인가. 지역 작가·기획자·시민 등 전시를 둘러본 이들의 평가를 종합해본다.

긍정적 평가는 「모처럼 인천미술의 잠재된 젊은 에너지와 열기를 느낄 수 있었던 전시였다」는 점. 출품작은 지역 내외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단체 중심의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이 주류를 이뤘다.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얼마나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와 해석이 가능한 지, 현대미술의 흐름은 어떤지를 읽을 수 있었던 전시였다. 폐쇄적인 지역주의를 벗어나 수평적 위치에서 지역내외 작가들이 교류할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

 또 전시기획부터 마무리까지 합리적 시스템을 도입했던 점과 전시목적이 무엇이라는 비전을 뚜렷이 제시했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테마 선정부터 작가들과의 세미나, 전시기간중 작가와 관객간 대화의 장인 토론회 개최 등 전시 전 일정은 종래 전시에서는 보기 드문 것으로 그 만큼 전시의 질과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처럼 전체 기획이나 발상, 실험적 시도 등이 돋보였던 반면 작품의 질, 관객과의 공감대 면에서는 부족했다는 평이다.

 실험성을 앞세운 점은 좋으나 작가의식이나 열정이 스며있지 않은, 진지함이 없는, 성의없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또 다소 추상적 주제인 대화가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전시 주최측이 의도했던 시민과의 대화면에서 성공했는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즉 작가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난해한 작품들에 대한 정보제공 혹은 부수적 장치들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전시를 주관한 인천포스트운영위원회가 지나친 젊은이 패기를 앞세운 나머지 선배 등 지역 작가 여론 수렴에 소홀, 일각에서는 지역 행사를 너무 독선적으로 이끈다는 비난도 있었다.

 주최측은 기존 대한민국청년미술제와 이번 인천포스트의 실과를 냉정히 비교평가하는 작업을 통해 다음 전시의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mgson@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