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성 로린 윌리엄스(22)가 헬싱키의 빗줄기를 가르며 단거리 여왕에 올랐다.
케네니사 베켈레(22.에티오피아)는 남자 10,000m를 2연패, 트랙의 신화를 다시썼다.
특히 윌리엄스와 베켈레는 부친의 백혈병 투병과 약혼녀 사망이라는 슬픔을  딛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육상 팬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윌리엄스는 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2005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결승에서 10초93에 피니시라인을 끊어 베로니카  캠벨(10초95)을100분의 2초 차이로 제치고 우승했다.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에 그친 윌리엄스는 스타트 직전 갑자기  쏟아진  세찬빗줄기를 뚫고 신장 핸디캡을 극복하는 폭발적인 쇼트피치로 2위 캠벨과 3위 크리스틴 아롱(프랑스.10초98)을 박빙의 차이로 밀어냈다.
윌리엄스는 골인 직후 우승한 줄 몰라 두리번거리다 전광판을 보고 나서야 껑충껑충 뛰며 환호했다.
157㎝의 ’땅콩 스프린터’ 윌리엄스는 16년 간이나 백혈병과 투병하고 있는 부친을 떠올리며 “내 메달이 힘겹게 하루하루를 지탱하고 있는 아버지께 힘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에티오피아의 케네니사 베켈레(22)는 남자 10,000m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해 ’트랙의 신화’를 다시 썼다.
’작년 올해의 육상선수’ 남자 부문 수상자인 베켈레는 400m 트랙을 25바퀴  도는 최장거리 레이스에서 27분08초33에 결승선을 통과해 팀 동료 실레시 시히네(에티오피아.27분08초87)와 모세스 모솝(케냐.27분08초96)을 따돌렸다.
베켈레는 초반 10바퀴까지 10위권 밖에서 숨죽이며 조용히 레이스를 펼치다가 8,800m 지점에서 갑자기 치고나오기 시작해 마지막 1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나선 다음단거리 레이스를 방불케하는 무서운 스피드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 1월 약혼녀이자 훈련 파트너인 알렘 테칼레(세계주니어대회 여자  1,500m챔피언)가 훈련 도중 쓰러져 사망하는 비보를 접했던 베켈레는 자신의 두번째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피앙세의 영전에 바쳤다.
베켈레는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건 기쁜 일이지만 올들어 개인적으로 큰 슬픔을겪었기에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처음에는 육상을 그만두려고까지 했었다”고 말했다.
10,000m와 5,0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베켈레는 작년 올림픽 제패와  세계크로스컨트리선수권 4연패에 이어 세계선수권 2연패로 장거리의 절대강자임을 확인했다.
마지막 바에서 피말리는 접전을 펼친 여자 높이뛰기에서는 ’열혈 바이킹 원정팬’의 응원을 등에 업은 스웨덴의 카이사 베르크비스트가 2m02를 뛰어넘어 천트  하워드(미국.2m)를 제치고 우승했다.
아킬레스건 부상을 딛고 출전한 베르크비스트는 2m10으로 바를 높여  세계기록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이번 대회부터 처음 채택된 여자 3,000m 장애물에서는 도쿠스 인지쿠루(우간다)가 9분18초24로 우승해 조국 우간다에 세계선수권 첫 금메달을 안겼다.
남자 해머던지기에서는 이반 티콘(벨로루시)이 83m89의 대회 기록으로 2연패를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