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올 2월 옛 안기부 도청X 파일 존재를 이미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주장이 야당에 의해 제기되고 고영구(高泳耉) 전 국정원장이 재임시절 특수도청팀 '미림'의 존재를 알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
으나, 청와대와 고 전원장은 이같은 주장을 반박하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
했다.
    한나라당 불법도청 진상조사단장인 권영세(權寧世) 의원은 9일 연합뉴스와의 전
화통화에서 "지난 2월에 X파일 및 미림팀과 관련해 청와대에 개략적 보고를  했다는
말을 국정원 고위 간부에게서 들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지난 1일 국회 정보위에서 김승규(金昇圭)  국정원장에게  `X파일과
미림팀에 대해 국정원이 김 원장 취임 전 청와대에 보고한 적 있느냐'고 묻자  알아
보겠다고 답했고, 이후 국정원 관계자가 이런 구두 답변을 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권 의원은 "관련 보고가 녹취록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또 "(국정원이 청와대에 보고한) 정확한 보고 횟수는 모르지만  수시
로 보고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인호(崔仁昊) 청와대 부대변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대통령
은 물론이고 대통령 비서실은 언론보도 이전에 X 파일에 관해 누구로부터도  일체의
보고를 받은바 없다"는 청와대 공식 입장을 밝혔다.
    최 부대변인은 "권 의원은 국정원의 누구로부터 어떤 내용에  관해  들었는지에
관해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며 "근거없는 무책임한 폭로성  주장은  구태정치의
전형이며 도청만큼이나 나쁜 행동으로, 만약 권의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정치
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도 "미림팀이라는 말을 신문보도 이전에  들어본  적이
없다"며 "(언론보도 이전에) MBC 이상호 기자가 뭔가 취재를 했다는 정도의  얘기들
은 들은 바 있지만, 그것은 당시 언론계에도 알려져 있었던 사실 아니냐"고 말했다.
    고영구 전 원장도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의 원장 재임시절  `안
기부 X파일'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 "과거 정부의 불법도청 사실도  몰
랐고 미림이 도청과 관련된 것인지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고 전 원장은 "(국정원의 불법도청과 관련) 내가 아는 것은 옛날에 도청이 성행
했다는 소문"이라며 "언제 어떻게 불법도청이 이뤄졌는지 나로서는 모른다"고  말했
다.
    고 전 원장은 이어 "X파일 존재를 몰랐다"고 전제한 뒤 "퇴임하기 거의  직전에
정식보고가 아닌 경로로 (MBC가) 국정원, 대선자금과 관련된  녹취록을  보도하려고
한다는 정도는 들었다"고 말했다.
    고 전 원장은 권 의원 주장에 대해서도 "나도 (청와대에) 보고한 일이 없고, 국
정원의 누구도 보고 했을 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고 전 원장은 지난 6월말 사석에서 자신이 미림을 언급했다는 보도에 대해 "(국
정)원에 떠도는 얘기로 미림이 요정을 관리했다는 것을 들은 바 있다"며  "미림이라
는 곳이 도청을 하는 곳인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