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고 싶다는 마음 뿐이었는데, 유일한 희망이었던 인천교육청의 차가운 외면에 심한 배신감이 느껴집니다.”
인천장애인교육권연대 김태완(35) 상임대표는 3일 인천교육감실 점거 농성 8일 내내 인천교육청의 무관심에 가슴이 아프다는 소감을 전했다.
 교육감실 점거에 대해 교육청이 비난을 하고 있지만 장애아동을 둔 부모들이 심사숙고 끝에 내린 실망감의 표출을 전혀 이해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점거에 나서기 전 수차례 요구를 해왔지만 들으려고도 하지 않더군요. 지난해 장애아동들을 위해 방과후 교실이며 급식사업을 시범적으로 벌였지만 올해 확산되기는 커녕 퇴보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더이상은 안된다는 생각에 선택한 길이었습니다.”
쌍둥이를 낳았지만 둘 다 정신지체 장애아동인 김 대표는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키고 싶은 욕심뿐이라고 덧붙였다.
“두 장애아동을 둔 어머니에겐 자신의 생활이란 없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들을 항상 챙겨야 하니까요. 학교를 보낼 때도 늘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을까’ ‘선생님이 힘들어 하지 않을까’ 마음이 무겁습니다.”
한국의 보통 가정에서 혹시 한 명의 장애아동이라도 있으면 많은 손길이 필요해 생계마저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그. 한국의 교육이 책임져주지 않는다면 장애아동도 그 부모들도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시위기간 동안 도대체 내 아이들을 데리고 뭐하는 짓인지 화가 치밀어 오르곤 했습니다. 이제 교육책임자들이 장애아동들도 맡아줘야 합니다. 그 동안 마치 죄인인양 장애아동 부모들이 감내했던 고통이 너무나 큽니다.”
김 대표는 인성교육을 주장하는 요즘, 장애아동들이 여전히 교육제도에서 제외되는 것은 큰 모순이라고 말한다.
“인간다운 교육환경이 마련됐다면 우리 장애아동들도 자연스럽게 거기에 묻어갈 수 있었겠죠. 그러나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장애아동의 교육을 살리는 길이 우리의 올바른 교육환경을 살리는 길입니다.” /이은경기자 blog.itimes.co.kr/bul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