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의 법정동 명칭인 ‘송도동’과 관련한 논란이 거센 가운데, ‘송도’(松島)란 지명이 1930년대 인천부윤을 지낸 총독부 관리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송도란 지명은 지금껏 알려진 것과 달리, 1932년경부터 일본인들이 사용한 근거가 새롭게 제시돼 지명 논란에 새로운 불씨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김창수 상임연구위원은 “송도란 지명은 ‘인천부사’에 처음 등장하며, 이 지명의 근원은 일본 미나기현의 절경인 마쓰시마(松島)일 가능성도 있으나, 당시 인천부윤이던 마쓰시마 키요시(松島 淸)와 연관된 지명일 가능성이 높다”고 17일 밝혔다.
 마쓰시마 키요시는 동경제대 법학부를 졸업한 조선총독부 관리로, 주로 경찰관리직을 맡아오다, 1930년 인천부윤에 임명됐다.
 김 연구위원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은 생존해 있는 사람의 이름을 지명에 사용한 흔적이 많아 ‘송도’ 역시 이런 관행을 따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일본인들은 현 북성동 일대를 인천항 개항에 주도적으로 나섰던 일본 공사 ‘하나부사’의 이름을 딴 ‘하나부사쵸오(花房町)’, 웃터골을 러일전쟁에서 무공을 세운 ‘야마네’의 이름을 딴 ‘야마네마찌(山根町)’라고 불렀다.
 ‘인천부사’는 마쓰시마가 인천부윤으로 있을 당시인 1933년 개항 50년을 맞아 발간한 책이다.
 김 연구위원은 “인천부사에 능허대를 설명하며 ‘송도’(松島海岸)란 지명을 사용하는데 그 이전에 ‘송도’란 지명은 지도나, 관보 등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1930년 발행된 ‘경기도 부천군 군세일반’에 포함된 지도에는 문학산을 비롯, 그 일대 옥련리와 학익리, 동춘리, 아암도 등의 지명은 정확히 표기돼 있지만, ‘송도’란 지명은 없다.
 이에 앞서 1917년 조선총독부 육지측량부에서 발행한 5만분의 1 지도에도 송도란 지명은 역시 표기돼 있지 않다.
 김 연구위원은 “인천은 물론 한국의 관문이자 얼굴이 될 곳에 ‘오랫동안 써왔다’는 이유만으로 조선총독부 관리의 이름을 따 지은 ‘송도’란 지명을 쓰는 것은 바람직 하지않다”고 지적했다. /김주희기자 (블로그)kimju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