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國技) 태권도의 달인 김영수(57·사진)씨. 그가 또 한번 ‘태극마크’를 달고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
 김씨는 내달 11일부터 터키 이즈미르에서 개최되는 제23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의 여자부 코치로 발탁됐다.
 일찌감치 태권도 최고수 9단의 경지에 오른 김씨는 이번 대표팀 코치직을 맡으면서 태능 선수촌에 입소한 대표팀 지도자 가운데 최고령 코치라는 기록과 함께 태권도 국가대표 최다 코치(5회)직을 맡게 된 영예를 한꺼번에 얻었다.
 나이는 어느새 육순을 바라보고 있지만 김씨에게는 말 그대로 숫자에 불과했다.
 “죽는 그날까지 할 수 있다면 우리 민족의 혼이 담긴 태권도를 가르치고 싶습니다.”
 그 나이면 코치보다 감독이 더 어울리지 않겠느냐는 주위의 권위에도 김씨가 외곬처럼 지도자의 길을 고집하는 이유다.
 37대 1의 경쟁을 뚫고, 지난 2000년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다시 대표팀 코치직을 맡은 김씨는 ‘걸어다니는 태권도 교본’이라 불릴 만큼 정확한 동작과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또 인천마라톤 풀코스를 4번이나 완주경험이 있는 김씨는 웬만한 젊은 지도자 못지 않은 체력을 자랑한다.
 특히, 섬세한 기술을 요하는 여자 태권도에 있어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최고의 베테랑 지도자다.
 인천시청 초대 감독을 지낸 ‘여걸’ 임신자 전 국가대표 스승으로도 잘 알려진 김씨는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무수히 많은 제자들을 정상 반열에 올려 놓았다.
 “태권도는 무도입니다. 무엇보다 ‘인성(人性)’이 중요합니다.”
 태권도가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한 돈 벌이나 진학 도구로 전락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그는 인천 간석동에 작은 체육관을 운영하며 어린 꿈나무들과 함께 하는 태권도 수련을 제일 큰 삶의 낙으로 여긴다.
 남동구 체육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씨는 태권도 뿐만 아니라 관내 각종 체육활동 지원과 사회 봉사활동으로 지난 2001년 인천 시민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건태 기자 blog.itimes.co.kr/gunt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