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 계산3동 현대아파트에는 집안에 ‘예진원’이라는 전통차 사랑방을 꾸며놓고 다도를 가르치는 이가 있다.
 황순향(53)씨가 그다. 일반인들에게 전통차를 보급하고 차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사재를 털어 자신의 집을 교육원으로 꾸몄다.
 우리 차의 맛과 멋을 알리는 전도사를 자처하는 그지만, 젊은 시절에는 하루에 무려 15잔 이상씩 커피를 마시던 커피광이었다.
 “커피 탓인지 병치레가 잦았어요. 수시로 머리가 아프고, 몸이 붓고, 허리와 목 같은 신체부위에 항상 통증이 따라 다녔지요. 정신적 스트레스도 많았어요. 그래서 차를 바꿔볼까 하고 티백 녹차를 한 번 먹어봤는데 별 감동이 없었어요.”
 여행을 하던 그는 어느날 남도지방의 고찰 선암사를 찾았고 그곳에서 스님으로부터 차 대접을 받았는데 그 맛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그때 비로소 티백녹차와 제대로된 전통차의 맛과 향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한다. 전통차의 매력에 푹 빠져든 그가 건강을 회복하고 심신을 괴롭히던 질병으로부터 자유를 얻은 것은 물론이다.
 이후 차와 함께 살아온 세월이 20여년. 결국은 살고 있는 집을 ‘예진원’이라 이름붙이고 차예절은 물론 각종 전통차의 효능과 특성, 한·중·일 동양 3국의 전통차문화의 이해, 차에 담긴 정신세계 등 차와 관련한 모든 내용을 가르치고 있다. 개원후 7년여 동안 거쳐간 수련생이 150여명이고, 지금도 20여명의 회원이 수련을 받고 있다.
 황 원장은 전통차의 매력 가운데 건강 이외에도 정서적 안정감을 꼽는다. 차를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삶의 여유가 생기고 인생관이 긍정적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늘 무언가에 쫓기듯이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전통차는 편안하게 쉬어가는 정거장, 간이역같은 쉼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곳은 이제 우리 차 문화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인천의 몇 안 되는 전통다도관으로 자리잡았다. 찻상에 둘러앉아 주고받는 대화, 차를 즐기며 자연스레 생기는 섬김과 나눔의 공동체정신 등 예진원 회원들이 말하는 전통차의 유익함은 일일이 셀 수 없다. /손미경기자 blog.itimes.co.kr/mimi
 /사진제공=인천시 인터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