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와 싸우고 있는 동료의 자녀를 위해 경찰관들이 소매를 걷었다.
 지난 8일 오전 인천 부평경찰서 앞. 건물 앞에 선 헌혈버스로 향하는 경찰관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범인을 잡으러, 도로의 교통상황을 안내하러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어야 할 이들이 소매를 걷은 이유는, 같은 서 소속 철마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재수 경장의 아들 유민(4)군이 백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기 때문.
 ‘뭔가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직원들 사이에서 나왔고, 이런 저런 논의가 오간 끝에 부평서는 적십자 차량을 불러 ‘피를 나누는 사랑’을 실천하기로 했다.
 ‘어린 유민이를 살리는 데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주사바늘을 뽑으며 헌혈차를 나서던 부평서 직원들의 얼굴에는 흐뭇한 웃음이 넘쳤다.
 이 날 헌혈자들과, 미처 피를 뽑지 못한 직원들이 내 놓은 헌혈증을 모으고, 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한 푼 두 푼 십시일반해 모은 성금 700여만원이 쌓이자, 10일 직원들은 김 경장과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동료들의 따듯한 마음을 접한 김 경장은 “유민이가 병을 떨치고 일어서면 더욱 열심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해 갈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성동 부평서장은 “무엇보다도 김 경장과 유민군이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힘든 시기를 잘 견뎌냈으면 한다”며 앞으로 계속될 헌혈증서 모으기 운동에 타 경찰서 동료들이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032)514-9935 /송영휘기자 blog.itimes.co.kr/ywsong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