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산물만을 골라서 파는 생활협동조합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도시사람들뿐 아니라 농가에도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외국 농산물에 유해물질이 과다하게 함유되었다든가 유전자 조작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에관한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게다가 문제 발생유형이 너무 다양하고 광범해서 유통전에 유해여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수적임에도 이 역시 미비된 상태다. 그뿐만이 아니라 농산물의 수요와 공급과정이 기현상이라 할 만큼 다단계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틈새에서 골탕을 먹는 쪽은 어느 때나 농촌사람이라는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생산지에서 200원인 배추가 실수요자 손에 들어갈때까지 그 값이 부풀려져 1천원을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마디로 해괴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그 값이 부풀려져 있는데도 그 혜택이 농가에는 전혀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몇 차례의 유통단계를 거치는 동안 중간 상인들이 농간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지역에서 천주교 인천교구가 주축이 되어 생활협동조합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것은 그런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현재 생활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부평생협, 만수생협 등 5개소에 불과하다지만 도농(都農)이 서로 살자는 운동이니 만큼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농가에서 직접 가져온 각종 농산물을 비롯해 고추장 된장 그리고 우리밀로 만든 제품에 이르기까지 수십가지의 가공식품이 진열되어 있다. 한달 평균 판매고도 만만치 않아 적게는 3천만원에서 5천여만원에 이르고 있으며 근자에 들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것이다. 이는 생활협동조합에 대한 시민들의 믿음과 관심이 말할 수 없이 크다는 반증이다.

 다이옥신에 오염된 벨기에산 돼지고기가 유통돼 식품안전에 비상이 걸렸지만 당국도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다. 생활협동조합 설립을 계기로 우리농산물 판로가 활성화되도록 당국은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 것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사회적인 캠페인도 요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