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지구대의 한 간부 경찰관이 ‘청소반장’이라는 독특한 별명을 얻고 있다.
근무 중 틈만 나면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들고 지구대 주변은 물론 거리 곳곳을 누비고 다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이천경찰서 남천지구대 제2사무소장 박균희(54)경위. “명색이 경위인데 ‘청소반장’이 뭐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지만 청소에 무슨 계급장이 따로 있느냐”면서 웃는다.
박 경위가 ‘청소반장’으로 불리게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농촌지역 지구대의 특성상 좁은 공간에서 많은 직원이 일하다 보니, 근무 환경은 늘 어지럽고 복잡할 수밖에 없다.
결국 그는 지구대 지하 다용도실에서 사무실과 화장실, 옥상에 이르기까지 깨끗이 닦아내기 시작했다.
내친 김에 각종 쓰레기와 흙먼지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던 지구대 앞 학생들의 등하교 길과 주변 도로도 손을 댔고, 도로는 깨끗하게 탈바꿈했다.
이렇게 박 경위의 손길이 닿은 곳만도 무려 100여 곳. 손길 닿는 곳마다 도로와 건물들이 깔끔하게 바뀌는 것을 본 이웃 주민들과 초중학생들도 함께 나섰다.
인근 대월중학교 한 학생은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항상 경찰아저씨가 청소를 하고 있어요. 전에는 쓰레기를 아무 곳이나 버리곤 했었는데 고생하시는 아저씨를 생각하면서 이젠 아무 데나 안 버려요” 라고 말하기도 했다.
저녁에는 경찰관서의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반딧불 조명을 설치한 것도 그의 발상이다.
박 경위는 “누군가가 해야 할이기에 먼저 나섰고, 직원들이 동참하고 있다”며 “덕분에 직원들과 단합이 더욱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작은 실천은 주변을 맑고 밝게 하는 것은 물론, 경찰관서의 문턱을 낮추는데 한 몫하고 있다는 주위의 평이다. /이천=이백상기자 blog.itimes.co.kr/b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