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여사가 잔뜩 긴장된 모습으로 재차 확인을 요하기에, 혹시나 싶은 마음에 육효로 정확하게 다시 한번 괘를 내어보았더니 화뢰서합이(火雷??) 수뢰둔(水雷屯)으로 변한 괘를 얻어 더욱 확신을 갖고 얘기해 줄 수 있었다.
“돈 많이 벌면 나 모른 척 하지 마!” 財爻 未土가 지세(持世)하고 진신(進神)으로 化하였고, 월·일이 巳월 未일로 용신인 재효가 왕성해 오래도록 풍요로운 상이다. “양력으로 4월 25일 일요일에 개업 날짜를 잡아 봐.” 그날이 甲戌일로 戌土가 공망되어 출공(出空:공이 해제됨)되는 날이기 때문에 길일로 잡아 주었다.
그랬더니 과연 개업하고 지금까지 서너달 동안 벌어들인 수입이, 그동안 자신이 전문직이었을 때 일년 동안 벌었던 돈과 맞먹는다며 신이 나서 자랑이 대단하였다. 이런 식으로 몇 년 만 더 벌면 빌딩 사는 건 문제없겠다고 큰소리치는 K가 은근히 샘이 나기도 하고 배가 아프기도 했다.
그녀의 말처럼 조만간 빌딩 소유는 문제없으리라 본다.
이렇듯 점이 예시해 주는 정확도는 놀랍도록 신기하고 잘 맞는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한평생 우여곡절을 수없이 겪고 살기에 인생을 파란만장하다 혹은 고해라 하는지는 몰라도, 이따금 불의의 사고, 예기치 못한 일들로 고난을 겪기도 한다.
도대체 살면서 어려움이 왜 생기는 것이며, 과연 그 어려움을 사전에 방지할 수 없는 것일까 하는 의문점들은 비단 오늘날에만 생긴 일이 아니고, 이미 벌써 수천 년부터 있었던 인류의 숙원으로 이어졌다.
그러기에 동서의 역사를 보면 측근에 점복가나 점성가를 두어, 자문을 구해 어려움을 미리 사전에 알아 피해가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인간이란 본디 연약한 존재여서 어찌 보면 애처롭기까지 하다.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다 보니 특히 금전문제, 명성에 얽힌 문제, 애정문제 등등, 이런 문제에 부딪치다 보면 누구나 걱정하고 당황하게 마련이다.
그것은 미래에 대해 불안의 요소가 눈앞에 현실로 나타나므로 인해 그저 암담하여 대책을 세울 길이 없어, 점을 통해 뭔가를 알아내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신을 찾게 되고 점에 의지하려 드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태고 때부터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했다는 오늘날까지도 변함이 없는 엄연한 현실임을 부인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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