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만 시민의 행정을 총책임지고 있는 인천시장의 행보와 한마디 말은 종종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다. 인천시의 위상은 우리가 인정하든 아니든 간에 그 만큼 잠재된 영향력이 있다. 더불어 시의 재정능력과 비전은 시민의 현재와 미래의 삶에 충격을 줄 수 있게 되었으며, 그 이해관계는 시민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타 지역이나 해외에까지 미치고 있다. 때문에 시장의 움직임은 늘 언론의 주목 대상이고, 더욱이 일상에 바쁜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희망을 시장에게 전달해주는 것이 언론의 주요 구실중 하나라고 여긴다. 
 지난 한 주(4월18∼24일) 안상수 시장은 어떻게 보냈을까.
 안 시장은 월요일 오전 8시30분 시 간부회의를 시작으로 한 주를 시작했다. 이후 해양축제 준비상황 보고회 등 내부적인 일정 외에 송도·만수하수종말처리시설 준공식, 물사랑 지킴이 위촉식, 맑음이 체육대회, 남동구민 생활체육대회, 인천발전연구원 청사 준공식 등 23개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하루 평균 3건 정도지만, 한 건당 소요시간이 1∼2시간이고 행사장간 이동거리 등을 감안하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취임 후 지금까지 안 시장의 행보도 지난 한 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인사회, 강연회, 설명회, 보고회, 간담회, 협의회, 준공식 등의 이름이 붙은 수많은 행사에 잠시 얼굴이라도 내밀어야 하고, 자체 행사를 더욱 빛내기 위해 ‘시장의 왕림’을 간곡히 요청하는 여러 단체 및 기관의 요청을 들어줘야 하는 것이 시장의 자리다. 국내외 주요 인사들과의 접견도 만만찮다. ‘점심, 저녁을 많게는 하루 2∼3번씩 먹어야 하는 때도 있다’는 시장의 토로도 들은 바 있다.
 그러나 매일 매일 바쁘게 ‘사람 만나는 일’을 반복함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 채워지지 않은 아쉬움이 시민들에게 있는 듯 하다. 특히 시의 행사에 능동적으로 관여해 본 적이 없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그 자리에 누가 앉더라도 같은 일정을 소화해 낼 것이므로 별반 감상이 없다는 투다. 분명 뭔가 부족한 2%가 있는 것 같다.
 생각 끝에, 지난 주 미국 뉴욕시의 블룸버그 시장과, 우리와 시세가 비슷한 일본 요꼬하마시의 나카다 시장의 동정을 들여다 보았다.
 블룸버그 시장은 자신의 유년시절 경험을 풀어가면서 시민들의 자원봉사 참여를 독려하는 주례 라디오 연설로 한 주를 시작했다. 19일에는 역내 저소득 가구의 주택 건축과 보수를 지원하기 위한 1억3천만 달러의 주택신탁펀드 조성을, 20일에는 시 정부나 각종 선거에 입후보한 무소속 출마자들도 영상 매체를 통해 유권자에게 캠페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영상 유권자 가이드’를 발표했다. 21일에는 뉴욕시의 경제개발 전략의 효과로 십 수년만에 실업률이 낮아졌다고 발표하고 여성과 유아 건강, 비자발적 임신자를 돕기위한 3백만 달러의 프로그램을 공표했다. 22일에는 일일 19만 명의 수송능력을 가진 7개 버스사업자 연맹과 새로운 버스 운행 협정 체결을 발표했다. 시민들의 공통 현안에 대한 대안 제시가 이루어져 뭔가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의 텃밭인 뉴욕시에서 당선된 공화당 출신 블룸버그 시장이 당의 방침과는 반대로 낙태 허용을 적극 옹호하면서 반대파의 공세를 따돌리고 있는 점은 인상적이다.
 나카다 시장도 19일 시 홍보 라디오프로그램을 녹음하고 시민들과 카레 점심 미팅을 갖는 것으로 시작했다. 41살의 시장이 치른 일 주일 간의 일정 중에 특이한 것은 20일, 22일은 전적으로 시의 여러 부서와 미팅을 가진 점이다. 그전의 일정에도 이런 내부 일정이 잦은데 특히 도시경영국(都市經營局)과의 회합이 잦은 것이 특징이다. 자신이 구상한 무엇인가를 실현시키기 위해 내부를 독려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시민들의 긴급한 현안과 전국적인 이슈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표명과 대안 제시, 이 과정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실질적인 이해 집단과의 교류를 통해 시장은 시민들의 신뢰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
 결국 시민들의 시선을 한 데 모으는 이슈를 발굴하고, 실천적 대안을 내놓는 활동이 뒷받침되어야 바로 부족한 2%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