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이 고조됐던 서해상의 남북간 군사대치 상황이 급기야 남북함정간

무력충돌로 확산, 우려했던 최악의 사태가 현실로 나타났다. 북한경비정의

영해침범 9일째인 어제 이를 저지하려던 우리 경비정들이 선제총격을 받고

촉발된 교전으로 북한어뢰정 1척과 경비정 1척이 침몰했고 우리 해군

고속정과 초계함 등 2척도 일부 파손됐으며 장병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서해교전사태는 우리가 관할해역으로 지켜온 영해를 침범할 경우

단호하게 격퇴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확인해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무력충돌사건이 일어난 이날 오전 판문점에서는 유엔사와 북한간의 장성급

회담이 일촉즉발의 긴박한 대치상황에서 열려 대화통로가 마련돼 다행으로

여겼는데 뜻밖에도 저들이 먼저 선제공격을 가해왔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내용이다. 북측이 회담개최 직전에 우리함정을 선제공격한 사실은 북측이

애초부터 장성급회담에서 문제를 해결하려하지 않았고 계획적인 도발을

획책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북방한계선은 북한과의 협의대상이 아닐뿐 아니라 북측의 유린행위를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우리의 영해주권이란 점이다. 북방한계선은

휴전체제상의 군사분계선으로 확정된 경계선이다. 북한측이 지난 53년

유엔사가 이 해역을 북방한계선으로 정했을때 아무런 의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뒤늦게 문제를 삼아 무력도발까지 감행한 것은 정전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전략일 것이다. 북한이 12해리 영해를 주장하며

군사분계선을 침범할 경우 남북간의 무력충돌은 피할 수 없게 된다.

북한이 우리관할 해역에서 무력도발을 계속하며 우리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술책은 이만저만 오산이 아니다. 더이상 무모한 도발을 중단하기 바란다.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온 대북포용정책도 북한의 무력도발로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서해안 교전사태는 도발행위를 뛰어넘는 준전시상태로

대북포용정책이 시련을 맞을 것이란 우려의 소리가 높다. 북한의 이번

무력도발은 남북관계가 어떻게 진전되든간에 북한의 폭력노선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해준 것이다. 북측이 이번같은

무력도발은 또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모두가 경각심을 더욱

가다듬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