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하고 불법적인 노동탄압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선례를 남기기 위해서라도 복직이 될 때까지 싸울 겁니다.”
 1978년 노조 사무실에서 똥물을 뒤집어 쓴 채 쫓겨나 124명이란 해고자를 낳았던 사건이 있은 지 27년만에 복직을 요구,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동일방직 해고 노동자 대표 이총각(58·청솔의 집 관장)씨는 “사측이 지난 달 28일 면담에서 복직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절대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를 비롯한 해고 조합원들은 이를 위해 동일방직 본사 앞에서의 1인 시위 돌입, 인천지역 노동·시민단체 및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와 연대를 통한 압박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가기로 했다.
 “당시 작업장은 쉰 땀냄새가 진동해 서로 옆에 가기도 꺼릴 정도였죠, 탈진하는 사람이 나올까봐 물통과 왕소금도 항상 비치돼 있었구요.”
 “내가 번 돈으로 가족을 먹여 살리고, 동생들 학교 보냈던 게 당시 여성 노동자들 전반의 삶이었다”고 회고한 이씨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가혹했던 탄압까지 더해지면서 정말 ‘더 이상은 기계처럼 살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순수했던 싸움이 엄혹했던 군사정권 아래의 노동운동이었다고 돌아봤다.
 특히 여성들이 대다수였던 섬유·방직 계통의 사업장 노조에서조차 어용적 성격의 남성 위주 권력구조를 스스로 극복하고, 여성 노동자들이 싸움의 주체로 나서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이 의의를 가진다고 자평했다.
 최근 뜨거운 이슈로 부각된 노동운동의 위기론에 대해 그는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체이자 주인이란 생각으로 심부름이 되는 것이 노조의 역할”이라고 전제한 뒤 “서로의 입장차와 불신이 있더라도 기본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목숨을 담보로 한 싸움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노동운동을 생각할 때 자신과 생각이 다른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비 민주적 태도가 사회적 신뢰를 잃는 상황으로 비화하는 일은 안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노동운동 진영의 집행부에 대해서도 “조합원들이 원하는 데 채워주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 지를 생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답을 현장에서 찾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고언했다. /송영휘기자 blog.itimes.co.kr /ywsong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