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증축을 둘러싸고 교육청과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공방이

계속되면서 몇가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징후를 보이니 걱정이다.

당국은 당국대로, 아파트주민들은 그들대로 그 나름의 할말이 있겠으나

공방이 3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니 이러다가는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학교증축에 차질이 나지 않을까 하는 염려의 소리가 없지 않다.

 보도에 의하면 인천시 동부교육청이 2부제수업 해소를 위해 C초등학교

운동장에 10개교실(2층)을 새로 짓기로 했으나 인근 아파트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착공예정일을 20여일이나 넘긴채 발주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운동장과 아파트 사이에는 주차장과 12m도로가 있고 증축될 교사는

운동장 끝에서 6m가량 들어가도록 설계돼 있다. 그 사이에는 30m가량의

이격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아파트 주민들은

소음·외부노출·사생활침해·재산가치 하락 등 피해를 주장하며 크게

반발하고 나섬으로써 증축을 계획대로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

 학교건립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여기만 아니라 또 있다.

공영주차장 부지에 학교를 짓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인근주민들이 여러

이유를 들어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관할 구역에서 유사한

일이 동시에 표출됐고 주민들이 생활권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어쨌든 당국과 주민들의 견해차이가 너무 커 논란은

불가피하겠지만 소모적인 힘겨루기를 하는 것 보다는 합리적인 해법을

찾는데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학급당 학생수는 한 나라가 지닌 교육경쟁력의 총체성을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인천의 교육환경은 말이 아니다.

학급당 학생수가 41.6명으로 전국 최하위권이고 전국평균 34.9명 보다

6.7명이 많다. 중·고교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하위권에 속한다는 뼈아픈

지적을 받아온지 오래다. 어디 그뿐인가. 교사 1인당 학생수도 초등학교

16위, 중학교 15위, 고등학교 10위권에 머물고 있음이 드러났다.

교육현장의 비정상이 이정도다. 오늘의 교육현장이 이대로 넘어가서는

자율성과 창조성은 기대할 수 없다.

 학교교육의 주역은 교사 학생 학부모이며 3위1체가 되어야 거듭날 수

있다. 진지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