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운세점
 
 다른 사람을 위해 베푸는 것은 결과적으로 자신을 위한 행동이라고 본다. 한걸음 나아가, 양보나 이웃을 위한 작은 마음 씀은 후에 몇 십, 몇 백배의 덕을 얻을 수 있는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은 것으로, 그런데 사람들은 눈앞의 이익에만 눈이 멀어 가장 소중한 것을 잃고 산다.
 오십대 중년여성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어딘지 기풍이 당당해 보이는 여장부의 모습, 그 자체로 아무리 보아도 집에서 살림하는 여성 같아 보이지 않았다. 불러주는 대로 생년월일을 적고 보니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과 같이 관운이 있는 사주였다.“주로 이런 사주를 갖고 계신 분들이 공직에 많이 계시는데 맞지요?” 대답 대신 미소로 답을 하면서 의자를 앞으로 당겨 앉으며 물었다.
 “금년 제 신수가 궁금해서 그런데 자세히 좀 봐 주시겠습니까?”
 말하는 어투나 어휘는 남성을 방불케 할만큼 씩씩하고 힘차보였으나 어딘지 표정만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일차적으로 사주를 가지고 분석을 한 다음 미심쩍으면 주역으로 다시 괘를 내어보는 편이었다.
 신약한 사주가 관인상생(官印相生:관이 인수를 생해줌)으로 흘러 인수가 용신인데 대개 이런 사주를 가진 사람들이 공직에 종사한다. 그동안 대운도 용신인 인수 운으로 향하고 있어 관직에서도 승승장구했으리라 보는데, 59세인 금년 운부터 대운이 용신을 극하는 운으로 세운 역시도 金운으로 용신을 극하고 있었다.
 뭔가 불길한 조짐이 있어 보여 다시 한번 육효로 점을 내었더니 뢰풍항(雷風恒)이 지풍승(地風升)으로 변한 괘를 얻었다. 酉金 관성이 지세(地世)하고 월파(月破)에 또 空되었으며 또 午火가 동해서 상극하니 직장에 변고가 있을 상이었다.
 “올해 잘못하면 직장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구설이 따를 것 같은데 혹 감이 잡히는 게 있으면 앞으로 처신에 신경 쓰셔야 할 것 같네요.”
 특히 午火가 동해서 극하므로 5, 6월에 흉한 일을 당할 조짐이 있었다.
 “특히 음력 5월 6월에 흉사가 보이니 각별히 조심하시구요.”여사님도 뭔가 집히는 바가 있는지 얼굴에 구름이 잔뜩 낀 표정으로 묵묵히 듣고만 있다, 뭔가 얘기할 듯 하다 그만두고,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전 삼년 전에 받은 뇌물 때문에 권고사직은 물론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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