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란/인천사랑여성모임 운영위원

 지난 7일 시연회를 거쳐 8, 9일 모두 4회 인천종합문예회관에서는 악극 「아리랑」이 공연되었다.

 인천에서 열리는 대부분 공연이 서울에서 흥행에 성공한 뒤 그 유명세를 타고 기획되는 것과 달리 이 악극은 전국 처음으로 인천에서 열려 관심을 끌었다.

 그것은 인천의 한 공연예술기획사가 인천 시민에게 먼저 이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숙고 끝에 내린 결정때문에 가능했다고 들었다. 기획사로서는 첫 무대 반응이 어떠냐에 따라 그 열기가 순회공연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초연 장소 선택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을텐데, 인천을 그 무대로 정했으니 일종의 모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대만큼 인천시민의 반응은 뜨겁지 못했다. 필자가 참석했던 시연회 자리는 초대받은 어르신들과 불우이웃 등 시민들로 어느정도 자리가 메워졌지만, 정작 본 공연 관객은 1회 평균 400여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 좌석은 1천5백여석이다.

 시민들의 낮은 참여도가 물론 작품성이 떨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최무룡, 전원주, 남철, 남성남 등 호화출연진의 감칠맛 나는 노래와 능청스런 연기, 너스레가 흥미를 끈 반면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고 구성이 늘어지는 문제점도 있었다. 하지만 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기획공연에 시민들이 따뜻한 애정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꼈다.

 우리는 쉽게 우리가 살고 있는 인천의 문화예술 토양이 척박하고 기반이 안돼있다며 부족함을 지적하곤 한다. 이제는 생각을 바꿔보는 것이 어떨까. 청소년, 장년층 등 개개인이 지역에서 열리는 공연이나 전시 등 문화예술행사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런 과정속에서 인천의 문화적 힘은 길러지는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