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옹진군 선재리 측도 주민 권병희(43)씨는 인천시 옹진군의 측도 매각 입찰공고가 난 뒤부터 밤잠을 잘 수 없다. 측도가 팔릴 경우 6대가 살아온 고향 ‘측도’를 떠날 수밖에 없는 처지 때문이다.
 권씨는 이미 지난 4일 군유지 임대 해지통보서를 받았다. 아버지 대(代)부터 군유지 250평을 빌려 포도농사를 지었던 경작지의 임대기간이 ‘끝났다’며 군이 통보한 것이다. 예전 같으면 만료일을 앞두고 임대기간 연장만하면 될 땅이었다.
 “측도 주민들은 임대한 군유지를 경작해 먹고 살고 있습니다. 군도 측도 주민들에게 군유지가 없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 있어요. 그런 군이 이렇다 저렇다 말 한마디 없이 선뜻 땅을 판답니다.”
 권씨는 군의 측도매각에 납득할 수 없다. 더군다나 새 청사 건립비 마련용으로 측도를 팔겠다는 군의 발상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주민의 의견은 뒷전으로 밀어넣고 ‘돈이 되니까’ 측도를 팔겠다고 나선 군의 태도는 일반 부동산업자와 다를 바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곰곰히 따져 봅시다. 으리으리한 새 청사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겁니다. 잘해야 1년에 한두번쯤 청사를 방문하는 군민들을 위한 겁니까? 이게 다 새 청사에서 근무할 공무원들이 편하자고 하는 일 아닙니까.”
 권씨는 이제라도 군이 나서서 주민들의 뜻을 헤아려야 한다고 말한다. 측도의 매각을 좀 더 늦춰서라도 주민들이 뭘 원하는가, 그 대책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정환기자 hi21@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