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위해 숟가락을 들줄 아는 ‘천국’을 꿈꾸던 초등학교 교사가 있었다. 능력을 키우기 위해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그는 하지만 온 세상을 천국으로 바꾸는 일이 자신의 능력으론 이룰 수 없는 꿈임을 깨달았다. ‘십년후’를 기약하며, 가족을 포함한 자신이 속한 작은 공간만이라도 ‘천국’을 만들겠다는 작은 소망을 담아 ‘동아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십년이 흘렀다.
 극단 ‘십년후’ 대표 최원영는 항상 얼굴이 밝기로 유명하다. 지난 5일 극단의 10돐을 맞아, 지인들을 초청해 조촐한 잔치상을 마련한 그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천국론’을 설파했다.
 “똑같이 산해진미가 차려진 잔치상이 있어요. 천국에선 사람키를 훌쩍 넘는 숟가락으로 서로서로 먹여주지만 지옥에선 자기 배만 불리려는 욕심에 그림의 떡이 되죠. 천국은 남을 위할 줄 아는 배려(사랑)가 있는 세상입니다.”
 극단 십년후는 그래서인지 ‘사랑하는 사람’들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밖에서 벌어온 돈을 몽땅 쏟아부어 극단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대표에,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교통비’조의 월급 조차 절반 뚝 떼서 다시 내놓는 직원들까지 가난하지만 나눌 줄 안다. 꿈이 함께 있으니 초등학교 3학년때 어린이 연극으로 극단과 인연을 맺은 아이가 어엿한 대학생이 되고, 세상물정 모르던 숫처녀가 10년이 흘러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극단의 대들보로 남아있다.
 극단 십년후는 앞으로 십년후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초기작인 ‘빨간 팬티를 입은 청소부’에서, 성공이라 감히 말할 수 있는 ‘삼신할머니와 일곱아이들’이나, 성공을 예감하는 ‘박달나무 정원’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작품은 쉽다. 또한 밝다. 세상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서가 그대로 녹아 있다. 어렵고 무거우며 보편적이지 않은 작품은 대중이 외면하기 때문이다.
 극단 십년후의 담보는 ‘꿈과 열정’이다. “십년이 된 지금 인천에서 알려진 극단이 되겠다는 목표는 어느정도 달성했죠 앞으로 한국에서 알려진 극단으로, 그리고 십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극단으로 설 것입니다.” 가난하지만 꿈이있는 최 대표와 극단 십년후가 앞으로 십년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20돌기념 잔치상을 벌이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김주희기자 kimjuhee@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