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수 체육부장
 제85회 전국체전이 지난 10월8일부터 14일까지 청주시를 중심으로 충북 일원에서 개최됐다.
이번 체전에는 전국 시·도에서 임원 및 선수 등 3만여 명이 참가했다. 인천·경기도를 비롯한 각 시·도 선수들은 향토의 명예를 위해 기량을 마음껏 발산했다. 체전 열기만큼이나 청주시의 체육시설은 참으로 훌륭했다. 그래서인지 출전 선수들의 경기력은 대단했다.
작은 도시인 청주시가 우리 나라 최고의 스포츠 제전인 전국체전을 수월하게 치를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체육시설들이 잘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청주는 메인스타디움을 중심으로 시내에서 불과 30분 이내 거리에 대부분의 체육시설들이 위치해 있다. 일개 시 단위에 불과한 청주의 체육시설은 광역시인 인천보다 월등히 앞서 있다.
청주와 비교한 인천의 체육시설은 말할 것도 없이 초라하다. 청주시의 주요 체육시설들은 종합경기장과 실내체육관, 야구장 등 기본 시설물들과 유도회관, 김수녕 양궁장, 롤러경기장 2곳(학생롤러장, 실내경기장), 수영장 2곳(청주수영장, 학생수영장·이상 50m풀), 핸드볼경기장(올림픽국민생활관) 등이 있다.
2개 구, 인구 65만 여명에 불과한 소도시 청주시는 18개 종목을 수용할 수 있는 고른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부러운 시설은 인천 유도인의 숙원사업이기도 한 유도회관과 김수녕 양궁장, 롤러스케이트장이었다. 게다가 시·도본부와 프레스센터가 있던 ‘충북스포츠센터’는 그야말로 청주시의 자랑거리였다.
이에 비해 인천은 어떠한가. 청주시보다 5배 넘는 10개 군·구와 4배나 많은 260만 여명의 인구를 확보하고 있는 인천의 체육시설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를 치르기 위해 건설한 문학월드컵경기장을 제외하곤 40여 년 동안 시설 확충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인천은 크기만 광역시지, 체육시설은 일개 구 수준에 불과하다.
체육의 3대 요소는 첫째, 스포츠를 보급 활동할 선수이며, 둘째, 그 선수들이 사용하고 훈련할 수 있는 체육시설이며, 셋째, 이 모든 것을 뒷받침할 예산이라고 했다.
인천은 ‘동북아 중심도시’라고 자부하고 있다. 중국과 인접한 도시로서 무역 등 한·중교류가 활발한 물류 거점도시인 데다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신도시의 발전도 눈부시게 달라지고 있다. 인천은 앞으로 문화체육분야에서도 국제적으로 기대이상의 발전이 예상된다.
그 예로, 지난해 2003 그랑프리 국제 펜싱대회와 배드민턴 세계대회, 챌린저 국제테니스 등 각 종 국제대회가 이미 개최됐고, 2005년 아시아육상대회 등 앞으로도 국제 체육행사가 열릴 예정에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체육분야에서도 인천이 국내를 넘어 국제 스포츠를 유치하는 도시로 부상하고 있는데 반해 체육시설은 열악한 실정이다. 그나마 있는 것도 낙후돼 있다.
내년부터 주 5일 근무제가 본격 실시되면, 체육활동 인구 급증은 당연할 것이다. 가뜩이나 ‘웰빙 바람’이 불어 시민들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 스포츠 활동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생활체육인(일반 시민)과 엘리트 체육인들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 확충에 대한 대비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는 국민의 건강을 지켜줄 책임이 있다. 국민이 건강해야 나라가 건강하고, 건강한 나라가 부강한 나라가 되는 것 아닌가.
인천시는 구 도심권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남구 숭의종합경기장 일대를 ‘체육공원형 뉴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인천 시민의 숙원사업인 삼산시립체육관이 지난 29일 기공식을 가졌다. 반가운 소식이다.
체전 때만 되면 시와 체육회 관계자들은 매년 인천시의 종합순위에 대해 아쉬움을 가진다. ‘조금만 더 잘했으면’ 하고 말이다. 스포츠는 생각과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앞서 체육 3대 요소에서 지적했듯이 선수를 위한 체육시설과 예산이 뒤따라야 체육은 발전한다.
말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구 단위의 체육시설 확충에 대한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이제부터라도 하나하나 실천해 보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