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이 국경일이 아닌 기념일이다보니 사람들이 우리 글에 대해 무관심해지고 소홀히 다루고 있어요. 우리 글을 소중하게 생각해 더욱 아끼고 사랑할 수 있도록 다시 국경일로 지정해야 합니다.”
 우리 글을 지키고 가꾸는데 앞장서온 한글학회 인천지회 정동환 회장(54·협성대 문예창작과 교수·문학박사)는 “지난 90년 정부가 경제력 향상만을 내세워 공휴일이던 한글날을 기념일로 격하하면서 우리 글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많이 퇴조했다”며 “반드시 국경일로 격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글날이 기념일로 격하되다 보니 언론으로부터도 홀대를 받고 있고 백일장 같은 행사도 많이 사라졌다”며 “TV 프로그램에 국적도 모르는 외국어가 자주 튀어나오고 기업체들이 국산 제품에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사회 지도층이나 지식인들이 외국어를 쓰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는데 크게 잘못된 생각”이라며 “국어진흥법을 법제화해서라도 지식인들이 우리 말과 글을 사랑하는 모범을 보이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아울러 “국제화 시대일수록 우리 글에 대한 애정과 주체성을 갖는 것이 필요한데, 국제화 도시를 추구하는 인천은 경제자유구역내에 영어를 공용어화하겠다는 발상이 나오는 등 국어 파괴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국제화 도시를 추구하는 도시인만큼 우리 글에 대한 사랑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어법상 잘못된 표현이 범람하고 있는 컴퓨터 통신언어에 대해서도 지적, 통신망 자체에서만 통용되도록 일반적인 글쓰기와 구분하는 장치도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에서 오랜동안 국어교사 생활을 하다 1년간 한글학회 연구원으로도 일했던 정 회장은 95년부터 화성 협성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10년째 문학지망생들에게 올바른 우리글을 지도하고 있다. 97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한글학회 인천지회는 우리 글에 대한 관심이 많은 문인과 교사 100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정 회장은 “한글은 전 세계적으로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문자로, 가장 내세울 만한 자랑스런 문화유산”이라며 “세계화 시대일수록 우리 글을 잘 지키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글=구준회기자·사진= 김성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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