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왜 요즘 피부가 그렇게 까칠 해?”
사십대 초반의 Y는 예쁜 얼굴은 아니나 피부 하나만은 필자도 부러워 할 만큼 맑고 투명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던 그녀가 불과 석 달 만에 몰라볼 정도로 푸석해진 모습으로 변해있었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몰라요. 그이가 떠나고나서부터 삶의 의욕도 없고 만사가 시들하고 재미없어 살맛도 안나요.”
사람은 누구나 어디 한 곳에 한 번 빠져들면 거기서 헤어나기가 그리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흥이 습(習)으로 젖어들기 전 미리미리 자기감정 조절이 필요하다. 그만큼 즐거운 일에 탐닉하다보면 몸과 마음을 망치기 십상으로, 항상 절제 할 수 있는 생활이 필요하다. 그래야 생활에 변화가 오더라도 규칙적인 일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자기중심을 가지게 되어 일탈에서 벗어나지 않게 된다. 자기 절제를 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지혜롭고 멋스러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평상시 남편과의 잠자리에서 별다른 느낌이 없었던 Y는, 7년 전 보험사 소장이었던 이혼남을 알고부터 성(性)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였다. 그를 만난 이후, 아닌 게 아니라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 그녀는 날로 표정에 생기가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매사에 진취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하였다.
남편한테 들키지 않고 용케 7년을 버틴다 했더니 결국 그가 떠남으로 아슬아슬한 곡예적인 사랑은 끝이 나고 있었다. 그런데 왜 헤어졌는지 그것이 궁금했다.
“두 사람 오래갈 것 같더니.” 여느 부부이상으로 둘의 관계가 정말 행복해보여 어느 한쪽이 배신할거라는 생각은 추호도 들지 않았었다.
“그 사람한테 여자가 생겼어요. 부산에서 의류매장을 꽤 크게 운영한다는 미망인과 재혼하기로 양가 상견례까지 마친 상태로 곧 결혼할거래요.” 그녀의 편관(偏官·남편이외의 남자)인 寅木이 충을 받는 甲申(寅申 沖)년이 되자, 7년간의 사랑도 여지없이 무너지는 자연의 섭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떠나는 그를 잡을 수 없는 자신의 입장으로 인해 Y는 침울하다 못해 울 듯한 표정이었지만, 이만해서 끝나기를 잘했다고 필자는 속으로 은근히 박수를 보냈다. ☎(032)867-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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