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시장 진출, 유통점포의 대대적인 확장, 담배인삼공사 등 공기업 인수 움직임….」

 재계 서열 10위의 롯데그룹이 현대, 대우 등 5대 그룹의 계열사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는 대조적으로 본격적인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외형보다는 이익을 추구하는 쪽으로 돌아선 재계는 롯데의 이러한 행보에 의아한 눈길을 보내면서 롯데의 「마를 줄 모르는」 자금력에 대해 뒤늦게 깊은 관심을 내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재계 10위로 올라선 롯데의 사업확장은 그룹의 「장자」격인 유통부문의 공룡화에 맞춰져있다.

 롯데는 지난해 인수한 경기도 분당의 블루힐을 새단장, 이달초 개장한데 이어 최근에는 법정관리 중인 동아그룹 소유의 시티백화점 인수에 나섰다. 서울 강남의 그랜드백화점 인수절차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6월에는 구리시 인창 택지지구, 8월에는 울산, 9월에는 일산 신도시에 할인점인 마그넷을 개점키로 했다.

 이렇게 해서 2003년까지 백화점 23개, 할인점 35개를 개점, 유통업계를 평정하겠다는 것이 롯데의 유통부문 확장계획이다. 이는 유통시장의 전망이 여전히 밝은데다 금융 계열사가 없는 롯데로서는 늘 현금을 쥘 수 있는 유통업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롯데가 대한생명 인수를 검토했다가 포기한 것도 유통부문의 확장이 결국 금융사 인수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유통-제조의 쌍두마차 체제를 견지해온 롯데는 제조부문에서도 최근 진로쿠어스맥주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하는 등 맥주시장 진출의사를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측은 『입찰의향서를 곧 제출할 것으로 안다』며 다소 신중한 입장이나 재계 소식통들은 롯데의 인수의사가 매우 적극적이라고 전한다. 롯데가 호조건을 제시, 미국의 쿠어스를 제치고 낙찰 받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롯데는 이밖에도 포항제철과 한국담배인삼공사 등 공기업 인수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