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구가 지역 특성화 축제로 ‘미디어’를 아이템으로 낙점, 올 가을 장을 펼치겠다고 공표하고 나섰다. 2004년에 들어서자마자 시행모델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 의뢰후 상반기 내내 공들여 준비한 ‘성과품’이 다름아닌 ‘주안 미디어문화축제’다.
 쏟아지는 축제 홍수속에서 미디어를 소재로 한 축제는 아직 손꼽을 만하다. 실행중인 것들을 들여다보면 대체로 디지털 영화영상과 인터넷의 만남을 내걸고 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서울넷·필름페스티벌’(Senef·세네프)은 ‘상상·공감·변화’를 표어로 걸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눠 진행, 이미 5월1일 막이 오른 상태다. 단편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웹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출품, 디지털 영화영상의 세계적 경향을 한눈에 볼수 있다고 집행위원회측은 호언한다.
 범람하는 상업영화속에서 소외받아온 독립영화와 디지털 매체의 기술적이고 미학적인 응용에 주목, 디지털 영화를 소개하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도 ‘같은 범주’에 속하는 축제다. 어느덧 다섯회를 맞아 올해(5월23일 개막)는 ‘자유 소통 독립’을 주제로 33개국에서 출품한 장·단편 280여편을 선보였다. 아시아 영화의 대표적 창구로 자리잡은 부산국제영화제나 판타지라는 특별영역에 관심을 집중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비해 전주영화제는 훨씬 진보적이다. 미래영화 흐름을 이끌어 갈 것으로 예견되는 디지털 영화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을 얻어냈다.
 지자체들이 지역 대표축제로 문화예술 장르를 선택하거나, 고유한 전통과 문화유산, 혹은 특산물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하는 대신 인천시 남구는 환경과 산업, 상업적 성격을 아이템으로 개발하는 ‘지역 특성화축제’에 관심을 돌렸다.
 해서 나온것이 ‘주안 미디어문화축제’다. 첫 해인 2004 주제는 ‘디지털로 말걸기(DigiTalk)’. 흥미를 유발할만한 미디어 아트 작품을 전시하는 ‘조이 마트’(Joy Media Art)와 디지털 기술로 촬영·편집한 작품을 상영하는 미디어 국제영화제 ‘이 모프’(e-motion Film Festival), 그리고 거리축제 ‘樂(락)& 놀’이 세 축을 이룬다. 여기에 온라인 학술행사를 병행, 국제적인 네트워크 형성을 시도하는 한편 축제를 치르면서 떠오르게 될 명제를 잡아보겠다는 구상이다. 장소는 주안역에서부터 2030거리, 시민공원(옛시민회관)에 이르는 미추홀로로 잡았다.
 주최측은 주안역 일대의 젊음과 활력 이미지를 남구 랜드마크로 활용하는 동시에 주안사거리 첨단 벤처산업단지를 마케팅 접점으로 부각시키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함평이 생긴이래 가장 많은 사람들을 그곳으로 불러모았다는 ‘함평나비축제’는 최근 가장 성공적인 축제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지역 특성화축제다. 함평과 아무런 관련없는 나비를 소재로 해서 독특한 기획과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주었다. 또다른 지역 특성화축제인 ‘보령 머드축제’나 ‘무주 반딧불축제’도 참가자들에게 색다는 문화 경험을 통해 유희적 욕구 충족을 선물, 긍정적인 점수를 받았다.
 인천시 구·군중 축제 후발주자인 남구의 경우 지역 문화상징이 부재하다는 상황을 고려할 때 차별화만이 성공가능성을 높여줄 것임이 분명하다. 특히 향후 필름영화가 계속 존재함에도 디지털화 뉴미디어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에서 미디어 국제 영화제를 한 축으로 세운 발상이 참신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성공적인 축제가 그러하듯이, 어울림 공간에서 타인과 동시대인으로 교감하는 기회를 줌으로써 ‘우리’를 느끼게하는 장으로 만들어낼수 있겠는가 하는 물음에 이르면 주최측이 고심해야 할 부분이 분명 더 있다.
 아이템 개발에 공을 많이 들인만큼 완성도를 위해 거시적으로 동시에 디테일하게 접근, 인천의 대외적 이미지를 새롭게 쓸 축제로 태어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