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직원들에 대해 명예퇴직 만류에 나섰다.

 전국 1천2백13곳의 단위농협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직원들의 명예퇴직신청을 받은 결과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명예퇴직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13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단위농협의 명예퇴직 신청자는 모두 1만8백64명으로 3급 갑 책임자급 이상 직원은 1천2백61명, 3ㆍ4급 창구직원은 3천76명, 기능ㆍ서무직 직원은 6천5백27명으로 집계됐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전국 단위농협 직원 5만4천여명중 1만명 정도를 감축키로 하고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98년에 3천여명을 감축했다. 따라서 올해 단위농협의 적정한 명예퇴직자는 7천명 정도이며 결국 3천8백64명이 초과 신청한 셈이다.

 특히 이들이 한꺼번에 그만둘 경우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단위농협의 상호금융업무나 대농민 지원 사업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전국단위농협의 퇴직금 적립률이 지난해말 기준으로 83%에 이른다고 하지만 지난 2월 감사원 감사결과에서 드러났듯이 단위농협의 절반에 가까운 647개 조합이 전액 자본잠식된 상태에서 이같이 많은 인원이 명예퇴직할 경우 퇴직금지출이 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이에따라 각 조합에 명예퇴직 자제 요청과 함께 명예퇴직자 중에서 꼭 필요한 인원을 선별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내기까지 했다.

 명예퇴직 러시는 농협 등의 비리에 대한 검찰수사가 계속돼 직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농림부의 농ㆍ축ㆍ인삼협 통ㆍ폐합을 통한 구조조정 의지가 강하게 전파되면서 명예퇴직금 지급을 약속받을 때 그만두는게 낫다고 판단하는 직원들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단위농협 직원들은 대부분 본인 또는 가족들이 농업을 겸업하고 있기 때문에 퇴직에 대한 불안감이 없는 점도 명예퇴직 러시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농협중앙회의 설명이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지난 2월11일부터 15일까지 중앙회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전체 직원 1만7천2백93명중 20.5%인 3천5백45명의 직원을 감축했다.〈연합〉